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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 조사거부 두고 방통위원들'폭발'..막말과 고성 오가

김현아 기자I 2016.06.10 11:57: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1일과 2일 LG유플러스(032640)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의 단말기유통법 사실조사를 거부한 것과 관련, 이후 첫째로 열린 상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위원장 출장 기간 중 야권 추천 부위원장이 간담회를 열고 기자 브리핑을 하는 과정에서확인된 위원장-부위원장 소통부재에 대한 책임 공방과 함께, 1일 발생한 조사거부 사태에 대한 처리 방식을 두고 상임 위원간 인식차가 확인됐다.

일부 상임위원이 LG유플러스에 대한 사실조사에 반대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해당 상임위원이 “그 말씀에 끝까지 책임져라. 사실이 아니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반발하는 등 갈등이 폭발됐다.

이후 김재홍 부위원장이 기자실을 찾아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어찌 보면 공동 책임이며 특정 상임위원들에 대한 문제는 곁가지”라고 말했지만, 적나라한 발언만큼이나 몰락하는 방통위의 위상과 리더십을 보여준 사건임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LG유플 사실조사 거부 비판 vs 조사 거부 사실관계부터 따지자

포문을 연 건 고삼석 상임위원. 그가 “LG유플러스의 방통위 사실조사 거부는 사상 초유의 사태여서 공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이기주 상임위원이 “지금 기타 논의 사항으로 논의할 만한 사항인가? 어떤 내용인지 모르나 티타임을 통하는 게 선행돼야 하지 않나”라고 막았다.

그러자 김재홍 부위원장이 “저도 할 말 있다”고 언급하려는 와중에, 최성준 위원장이 “사실조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고, 어떤 형태의 거부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한 뒤에 제재 방안을 따로 논의하든지, 나중에 유플러스에 대한 (제재) 결과와 함께 논의하는 게 낫지 않냐”고 했다.

기자들에게 공개된 전체회의에서의 언급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고 위원은 “지난 (비공개) 티타임 때 사실조사 거부라는 본질보다는 위원장님 출장 중에 (부위원장 부재의) 간담회나 브리핑에 대한 형식과 논란이 있었다. 지금 이야기 안 하면 다음 주까지 넘어가는 것이어서 발언이 필요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 조사원들이 LG유플러스 본사에 갔을 때 법무실 임직원들이 출입을 방해했다”며 “사실조사 거부는 처음인데, 아직도 저희의 공식 입장이 안 나오고 있다. 그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그 부분은 언론보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해당국에 명확하게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니 시간대별로 누가 가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를 했다. 제 말씀은 언론보도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먼저 알아보자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고 위원은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CEO 오찬 때문에 대기발령됐다”며 “이 부분은 팩트가 확인됐는가? 우리 직원에 대해서만 선조치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본인이 만남의 부적절성을 인정했다. 언론 보도와 본인 이야기는 좀 다르다. 그렇다고 강제 수사를 해서 어느 부분이 맞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런 사람이 조사를 책임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서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에서 빨간색 썬글라스 공방까지…방통위 망신 공동 책임

상호 불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위원장 유럽 대통령 순방 출장 때 부위원장이 상임위원 긴급 간담회를 열고 그 결과를 언론에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상호 전화통화가 없었던 점을 두고 싸웠으며, 빨간색 썬글라스를 끼고 보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언급도 있었다.

일부 상임위원은 개인적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가만 있지 않겠다”고 발언하는 등 위원장 리더십이 공백 상태였다.

김 부위원장은 “7일 티타임에서 엘지유의 사실조사 거부 문제를 다뤘다면 오늘 이런 말을 안 했을 것”이라며 “사실조사 거부라는 문제의 본질은 일언 반구 나오지 않았다. 그냥 (방통위의 령이 무너지는) 불을 끄기 위해 했던 (본인이 주최했던) 긴급간담회에 대한 시비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팀에서 2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1달간, 그리고 3월 15일부터 5월 3일까지 또다시 실태점검을 했지만 두 달 반이나 지난 5월 30일에야 처음 보고했다. 왜 지연됐는지 기자들의 질문이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사실조사 거부 사태가 터져 간담회를 할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7일 티타임에선 이기주 위원이 ‘어떤 부처 차관이 장관에게 말 안하고 어떤 결정을 발표하는 가?”라고 하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은 엘지유가 어디 믿는 구석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합의제 위원회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부위원장직 수행과 관련된 운영세칙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성준 위원장은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다”면서 ”“(제 말은) 간담회 내용이나 결과 등이 아니고 위원 간 의견을 들어야 하는 긴급 사항이었다면 국내에 있는 위원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제 의견은 왜 몰어보지 않으셨냐는 절차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주 위원은 “저는 (7일 회의가 긴급간담회가 아니라) 티타임이라고 비서에게 들었다”고 했고, 그러자 김재홍 부위원장이 “저는 분명히 긴급 간담회라고 했다. 사실조사도 반대했다고 들었다”고 말해 감정이 폭발했다.

이 위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제가 유플러스 사실조사를 반대했다고요? 아무 이야기나 막 해도 되는 겁니까?”라면서 억울함을 보이자,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다.

최 위원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은데 (공개적인) 전체 회의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소동은 끝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이 “사태의 책임자는 대기발령 중이다. 그것은 그리 말씀하셨죠?”라고 따지자, 최 위원장은 “제가 언제 인사 문제를 협의했는가?”라면서 “자꾸 빨간 썬글라스를 끼면 빨갛게 보이는 것 같다. 상당히 불쾌하다. 더 이상 이야기하기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기주 위원 역시 “부위원장께서는 용어나 내용에서 일방적인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이쯤해서 중단하길 바란다”면서 “제가 (LG유플러스에 대한) 사실조사를 반대했다는 그 말씀은 끝까지 책임져라. 사실이 아니라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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