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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항만, 韓 수출기업에 저렴한 임대료로 ‘러브콜’

임애신 기자I 2021.11.01 11:00:29

세계 항만공사간 물류기지 구축 첫 사례
한국 기업에 임대료 18% 저렴하게 제공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가 바르셀로나항에 있는 허치슨 BEST 컨테이너 터미널 물류 배후단지 Zal Port 에 물류센터를 설립한다. (사진=해수부)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내년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우리 기업을 위한 물류센터가 개장한다. 바로셀로나항만은 항만과 육상 교통의 연결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지만 남유럽에서 물류센터 임대료가 가장 비싸 국내 기업이 수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항만공사(BPA)와 바르셀로나항만공사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시세보다 약 18% 저렴하게 임대료를 제공한다. 세계 항만공사 간 협력을 통해 물류기지를 설립한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물류센터 설립으로 남유럽의 관문항인 바르셀로나항으로 국내 물류와 화주기업이 진출해 해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다미아 깔베트 바르셀로나항만공사 사장은 “이는 양 공사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바르셀로나 항구는 남유럽의 관문 기능을 하고, 부산항은 바르셀로나 기업에 동북아에 새로운 시장을 여는 좋은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항만공사 간 물류기지 설립 협력 첫 사례

해양수산부와 BPA에 따르면 BPA와 바르셀로나항만공사는 바르셀로나항 허치슨터미널 뒤 배후물류단지인 잘 포트(Zal Port)에 물류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를 위해 BPA와 바르셀로나항만공사는 각각 51%, 49%의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SPC)을 설립했다. SPC가 바르셀로나 배후단지관리청(CILSA)으로부터 물류센터를 임대받아 2개 구역으로 구분해 국내와 국외 물류회사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류센터 운영 기간은 2022년 1월부터 2041년 12월까지 20년이다. 기간은 향후 연장할 수 있다.

Zal Port 건물 외경(사진=임애신 기자)
양 항만공사가 물류센터를 설립한 데에는 바로셀로나항만의 ‘러브콜’이 있었다. BPA 관계자는 “바르셀로나항만은 아시아항구를 유치해서 항만 물동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일환으로 한국 기업에 다소 저렴하게 창구를 빌려주게 됐다”며 “물류센터 설립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마드리드 인근을 중심으로 한 스페인 내륙은 발렌시아항을 이용하고, 비싸서 접근하지 못했던 기업들은 바로셀로나항을 이용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부산항의 유럽 국가별 물동량을 보면 스페인은 6번째로 많다. 올해 1~9월 스페인의 물동량은 10만4000TEU로 유럽 전체 수출국의 7.2%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바로셀로나는 5만2000TEU(3.7%), 발렌시아 4만TEU(2.8%)를 각각 차지한다. 이처럼 국내 화주의 바르셀로나 물류센터 이용 수요는 높은 반면 임대료와 이용료가 높아 국내 기업의 물류센터 진출은 전무한 실정이다.

강준석 BPA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저조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최근 양국의 교역이 증가하고 있다”며 “물류센터 설립으로 현지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더 큰 무역을 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뛰어난 입지로 임대료 남유럽 ‘최고’

바르셀로나항 배후물류단지인 잘 포트는 높은 물류 인프라를 내세워 남유럽에서 가장 비싼 물류창고 임대료를 받는다.

네덜란드 BUCK 컨설팅 인터내셔널의 2020년 보고서를 보면, 남유럽 주요 항만 물류센터의 ㎡당 연평균 임대료는 바르셀로나가 84유로로 가장 높다. 그 다음 마드리드(74유로), 로마(56유로), 발렌시아(54유로), 마르세유(48유로) 순이다.

이처럼 비싼 임대료에도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인 DHL, 독일 글로벌 화물 운송기업 쉥커(SCHENKER), 스위스 물류회사 퀴네앤드나겔(Kuehne+Nagel)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잘 포트에 입주해 있다. 비싼 임대료를 상쇄할 만큼 지정학적 위치와 물류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방증이다.

Zal Port 물류창고 배치도 (자료=해수부)
바르셀로나항만은 지중해 연안국가를 오가는 컨테이너선과 이탈리아와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항로인 ‘바다의 고속도로’를 포함해 49개의 정기해상 운송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리한 해상과 육상 연결도 장점이다. 현재 3개의 컨테이너 정기노선과 3개의 자동차 운반노선(신차운반선)이 바르셀로나와 한국의 주요 항만을 연결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 덕분에 바르셀로나항은 스페인에서 육상운송 대비 철도 비율이 가장 높다. 이베리아 반도와 남유럽의 주요 시장을 연결하는 도로와 철도 덕분에 경쟁력 있는 유통 허브로 자리 잡았다.

◇韓 기업에 임대료 18% 낮게 제공

우리 기업이 이용할 바르셀로나 물류센터 임대료는 현지 시세보다 18% 낮은 수준으로 제공된다. 현재 바르셀로나 시장의 월평균 임대료는 ㎡당 7.50유로다.

낮은 임대료뿐 아니라 바르셀로나 물류센터 입주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지 전문업체를 통한 관세·통관업무 지원부터 물류시장 조사를 지원하고 현지 법인을 설립할 때 안정화를 돕는다.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와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 간 교역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역할도 추진한다. 또 남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화물 유치를 할 때 물류기업과 공동으로 화주를 방문하고 인센티브 상호 개발도 추진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물류서비스업을 하는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해도 해외에 나오면 국내에서 누리던 메리트가 모두 없어지고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높은 장벽이 있다”며 “국내 기관이 현지에 공기업이 나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든든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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