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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모비스 中모듈 3공장, 현대·기아차 1등 품질 책임진다

신정은 기자I 2016.09.11 18:00:00

현대차 공장과 77m 컨베이어로 이어져…42억원 물류비 절감
톈진공장, 멀티미디어 전장 부품 생산 "2018년 매출 1조 목표"

현대모비스 베이징 3공장 입구. 사진=신정은 기자
[베이징·톈진(중국)=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세계 일류 모듈 공장이 되자(創世界一流模快工廠)’. 지난 9일 찾은 현대모비스 중국 베이징 모듈 3공장 입구에는 ‘세계 일류’가 되겠다는 현대모비스의 포부가 담긴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파란색 작업복을 입은 20대 중반의 생산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삐비빅, 드르르륵’ 기계 소리가 공장을 가득 채운다. 중국 최고의 모듈공장이라고 한 윤여성 현대모비스 베이징법인장(전무)의 말이 이제서야 실감이 되었다. 이곳 3공장은 현대자동차(005380) 완성차에 들어가는 3대 핵심 모듈인 샤시, 칵핏, 프런트엔드모듈(FEM) 등을 만드는 곳으로 시간당 97대의 모듈이 생산된다.

현대차 베이징 3공장의 생산량과 같다. 초로 환산하면 약 37초에 한대 꼴로 모듈이 생산된다. 4개 차종이 혼류 생산되기 때문에 작은 오차도 허용해선 안 된다. 생산된 부품은 현대차 위에둥(중국형 아반떼HD)과 랑동(중국형 아반떼MD), 싼타페DM(중국형), 밍투(중국현지 전략모델) 등에 들어간다.

현대모비스는 2002년 중국 진출 후 현재 7개(2개 건설 중)의 생산 법인을 포함해 총 28개 거점을 거느리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중국 내 매출은 올해 상반기 7.4% 늘어난 4조8500억원으로 전체 매출(19조1936억원)의 4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 셈이다.

◇77m 컨베이어로 현대차에 모듈 납품…연 42억원 물류비 절감

자동차 한 대를 만들려면 일반적으로 2만5000~3만개의 크고 작은 부품이 필요하다. 이 많은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부품에 또 다른 부품을 붙이고 얹어 하나의 큰 덩어리로 만드는데 이게 바로 ‘모듈’이다. 현대모비스가 생산한 모듈은 곧장 현대차공장으로 간다.

현대모비스 베이징 3모듈공장 내부 모습. 작업자들이 현대자동차에 납품되는 자동차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대부분의 완성차는 모듈 공장을 갖고 있지 않고 자체적으로 이 공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1대를 만들 때마다 같은 시간에 1개씩 모듈을 생산하는 직서열(JIS)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뿐더러 품질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공장을 둘러보며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보통 모듈공장이라면 공장 바닥을 가로질러 가는 키트 운반기기(AGV)가 즐비한 데 보이지가 않았다. 윤여성 법인장은 이 곳 3공장은 처음으로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모두 땅 아래나 머리 위 트롤리 컨베이어로 부품이 움직이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키트 운반기가 보일리가 없었다.

현대모비스 베이징3공장에서 생산된 모듈이 터널컨베이어를 통해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이렇게 만들어진 모듈은 2층 모듈 출하라인으로 이동한다. 6개 라인의 터널컨베이어 위에는 형형색색의 자동차 모듈이 놓여있다. 77m 길이의 터널 컨베이어를 따라가면 바로 현대차 베이징 3공장이다. 현대차는 트럭 대신 터널컨베이너로 납품을 받는 형식으로 매년 물류비용을 42억원 가량 절감하고 있다.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 더러 기후 등 외부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이다.

2012년부터 양산을 시작한 베이징 모듈 3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45만대에 달한다. 30만대의 1,2공장보다 1.5배 높다. 생산효율뿐 아니라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안전보증시스템도 확보하고 있다. 모든 제품에는 일일이 바코드를 새겨 부품이 뒤바뀌는 일이 없다. 에어백, 각종 경고등, 시트벨트 등 다양한 전장부품들이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점검하는 에코스시스템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모니터링시스템과 식별등시스템 등을 통해 작업자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이종부품 결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윤여성 법인장은 “최상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품질 최우선 전략을 승부수로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톈진공장 전경.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기아차 의존도 줄인다 ‘톈진 전장부품공장’

베이징에서 차로 3시간 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톈진공장. 이 곳은 오디오와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ICS(공조장치 컨트롤러) 등 멀티미디어 제품을 생산한다. 첫 느낌은 공장보다는 연구소란 이미지가 강했다.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 회색 작업복과 신발, 제전 모자까지 썼다.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톈진공장은 매년 1655만개의 전장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섬세한 작업이 많다. 생산직원 역시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멀티제품들은 베이징현대 13개 차종과 동풍열달기아의 12개 차종에 들어간다. 현대·기아차 해외 법인은 물론 GM과 푸조시트로엥(PSA) 등 해외 완성차 업체에도 수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톈진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톈진공장은 현재 90%가 넘는 현대·기아차 의존 비중을 점차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외 공장을 모두 독립 채산제로 바꿨다.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앞으로 거래처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문경호 현대모비스 텐진법인장(이사)은 “생산성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중국 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로컬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난해 약 7500억원(683만달러) 수준의 매출을 2018년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톈진공장은 국내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기술로 D-오디오를 생산하고 있다. D-오디오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마트폰 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을 장착할 필요도 없다. 현재 천진공장에서 생산된 D-오디오는 베이징현대에서 생산하는 링동, 밍투, 싼타페, 신형 투싼에 적용되고 있으며 동풍열달기아차의 신형스포티지와 니로에 적용되고 있다.

톈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D-오디오. D-오디오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보여줘 내비게이션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 사진=신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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