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지지.."롯데는 개인 소유 아닌 국민의 것"(종합)

롯데그룹 사장단이 4일 오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이데일리 함정선 김태현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신 회장이 후계자 입지를 굳히는 데 힘을 싣고 어수선한 그룹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다.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현장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이사,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이사,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등을 비롯해 롯데 그룹사 37개 대표이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회의를 통해 사장단은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신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았고, 성과를 보였다는 이유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사장단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번 분쟁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며 오늘 모인 사장단들과 임직원이 중심이 돼 흔들림 없이 경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장단은 신 회장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경의’를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설립자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도 강조했다.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을 등지고 그룹 내부를 단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에서는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서로 반목하고 있는 점을 들어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사장단이 신 총괄회장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두 사람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 대표는 신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확인된 바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사장단은 롯데그룹이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성명서에는 ‘롯데그룹의 모든 회사가 국민과 함께 성장한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롯데그룹의 국적논란에 대한 대응이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가 세세하게 드러나며 최근 일본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反) 롯데 정서가 지속되고 이같은 정서가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면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에 신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장단이 자발적으로 긴급히 회의를 열었다. 노 대표는 “이번 회의는 보고하기 위한 그런 회의가 아니다”며 “사장단의 뜻을 대외적으로 밝혀 어려울 수 있는 경영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