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9월에 접어들어서도 폭염이 지속돼 여름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궁금해하는 사이 갑자기 기온이 확 떨어졌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병원마다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발병 후 7~10일 쯤 되면 별다른 치료 없이도 감기가 낫는 경우가 많지만 노약자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폐렴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환절기에 감기 환자 증가하는 이유
계절이 변하는 시기는 온도와 습도 변화가 급격하다. 특히 요즘과 같이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 습도가 급격하게 낮아져 공기가 건조해진다. 이때 우리 목의 상기도 점막이 건조해지면 손상이 쉽게 일어나고, 이때 바이러스가 침범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성화되는 것도 환절기에 감기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김덕겸 교수는 20일 "노약자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을 앓고 있는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기온이나 습도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늦어 감기에 쉽게 더 잘 걸린다"고 말했다.
◇생활 속 예방법
감기는 우리 몸이 약한 틈을 타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던 바이러스가 몸 속으로 들어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환절기와 같이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도 면역기능만 잘 유지되면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격한 운동을 한 후에는 면역기능이 저하되므로 이 경우에는 평상시보다 활동을 줄이고, 담배나 술, 과식을 피해야 한다.
목이 아프거나 쉰 경우에는 목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으므로, 성대의 붓기와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목을 쉬고, 실내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 가래 배출을 쉽게 해주는 것도 좋다.
◇이때는 반드시 병원에 가야
3주 이상 감기증상이 지속되거나 1주일 이상 열이 나는 경우, 체온이 39도 이상일 경우 다른 질환을 감기로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목이 한 달 이상 쉬는 경우, 목이 아파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숨쉬기 힘든 증상이 같이 있는 경우도 방치하지 말고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누런 가래, 가슴 통증, 호흡곤란, 각혈이 있다면 단순 감기가 아닌 폐렴이나 심장질환일 수 있고, 코 옆 주위에 통증과 냄새나는 누런 코가 나올 때는 단순 감기가 아닌 부비동염(축농증), 귀가 아프거나 분비물이 있으면 중이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과 감기는 달라
독감은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좀 더 심한 호흡기 증상, 고열과 함께 전신에 몸살기를 느낀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등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갑작스런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심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독감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로 생기는 호흡기 염증성 질환으로 감기 바이러스의 종류만도 백여 가지에 이른다.
독감도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자칫 폐렴과 같은 호흡기 합병증 발병 위험이 매우 높아지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해 한번 유행하면 급속도로 퍼진다. 감기는 예방접종이 불가능 하지만 독감은 예방백신이 있는 만큼 노약자는 환절기를 앞두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