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네트웍스의 모니모를 대표해 운영하는 삼성카드는 최근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과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토스뱅크에 슈퍼앱 협력을 제안했다. 각 은행이 제안한 모니모 활성 방안을 듣고 최종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케이뱅크 3사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이 같은 제안을 수락하고 이날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나선다. 특히 압도적으로 많은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에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이르면 27일께 협력을 위한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모니모는 금융권의 통합 앱 경쟁 흐름에 따라 삼성금융네트웍스가 2022년 4월 선보인 통합 앱이다. 고객의 동의를 받아 삼성 금융계열사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보험료 결제, 오픈뱅킹, 내 자산 시세 조회 등이 가능해 출시 초기부터 주목받았다.
하지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모니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300만명(지난해 12월·안드로이드 기준)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생명과 화재, 카드, 증권을 두루 갖췄으나 은산분리 규제 탓에 은행업에 진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제휴 확대 시도는 은행 없는 금융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모니모는 ‘모니머니’라는 포인트를 리워드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은행과 제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령 모니머니를 활용한 은행과의 파킹통장 서비스 협업 등이 거론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모니머니 리워드를 은행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모니모가 이번 협력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자사 앱을 활성화하는 상황에서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은 모니모와 협업을 한다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 득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삼성네트웍스의 협업 테이블에서 빠지게 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슈퍼쏠 런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슈퍼쏠에 집중해 8월까지 개발을 맞추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 당행은 입찰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또한 “슈퍼앱인 ‘뉴 원(New WON)’ 출시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니모의 성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자 협업체계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 모양새”라면서 “삼성이라는 주체가 이 같은 과점을 주도한 것이 상징적으로 보인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