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륙 증시 최고점 돌파…'AI 대장주' 엔비디아 효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인공지능(AI) 대장주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화력으로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의 주요 주가지수의 역사적 고점이 뚫렸다.

엔비디아 로고(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자 AI 관련 증시 랠리가 지속하면서 3개 대륙의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우선 엔비디아가 속한 미국 증시에서 벤치마크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11% 상승마감하며, 작년 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8% 오른 3만9069.11로 장을 마감,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6% 오른 1만6057.44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넘겼다.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다른 시장으로 파급돼 유럽 스톡스 600 지수,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등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닛케이지수는 ‘거품(버블) 경제’ 시기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고점을 34년여 만에 새로 썼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했다. 닛케이지수는 장중 3만9156.97을 기록한 뒤 일부 조정을 거쳐 전장 대비 2.19% 오른 3만9098.68로 장을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장중 1만8881.77로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전장 대비 0.94% 오른 1만8852.78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주가는 22일 1.62% 올랐다.

ASML 로고와 ASML의 공장 내부 모습(사진=로이터)

유럽 증시도 엔비디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럽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지수인 스톡스 600 지수는 4.05포인트(0.8%) 오른 495.1로 마감했다. 이는 2022년 1월 5일에 세운 종전 사상 최고치(494.35)를 깨고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톡스 기술주 지수는 올해 들어 12.4% 올랐으며 2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엔비디아의 미국 증시 실적 호조에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대기업인 ASML가 5% 상승하는 등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요 종목 상승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유럽 시가총액 1위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도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판매 증가가 반영돼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하는 등 실적호조로 유럽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인 프랑스의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도 15% 상승했다. 패션과 가죽 제품 등 명품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프랑스 주요 주가지수인 CAC40 지수도 전장 대비 1.27%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밖에 독일 DAX 지수도 전장 대비 1.47% 오르며 고점을 새로 썼다.

이밖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세계 주가지수(ACWI지수), FTSE인터내셔널이 48개국 주가지수를 반영해 만드는 FTSE 올월드지수도 고점을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