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박지원 의원이 호남 통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2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탈당 선언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준영 천정배 박주선 김민석 네분을 만나서 당신들이라도 통합을 해라 하고 부단히 접촉을 했고 노력을 했다”면서 “드디어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여기에 전북 순창에서 은둔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도 합류를 할 것 같다”며 “그렇게 하면 다섯개 신당 세력이 합쳐지리라고, 물론 난관은 있지만은 상당한 진전을 어제 좀 보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이 세력이 합쳐지면 그 다음 중통합으로 뻗어 나갈 것”이라며 “최소한 총선 전에 이 중통합까지 이뤄져야 만이 어느정도의 가능성이 있고 그랬을 때 호남에선 경쟁 하더라도 비호남권에선 연합연대 단일화 길도 모색할 필요있다”고 예측했다. 총선 이후에는 “그 결과 가지고 정권교체 위해 대통합을 하자는 순서로 여러분들과 상의해서 진행되고 있다. 어느정도 어제부로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 의원은 평소 친하게 지내 ‘박 남매’라고도 불렸던 박영선 의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남매는 혈연이기 떄문에 곧 만날 것이다. 남매라고 해서 꼭 한집에서 살 필요는 없다”는 농담으로 야권 통합에 매진하겠다는 뜻도 에둘러 표현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는 박 의원은 “이 여사께서 ‘합해야 합니다, 꼭 합하세요. 그리고 정권교체를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세요.’라고 말했다”면서 “두 말씀으로 우리 야권에게 말씀을 던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의원의 탈당으로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3일 탈당한 이후 더민주를 떠난 현역 의원은 안 의원과 최근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의원을 포함해 18명으로 늘었다. 더민주 의석수는 127에서 109석으로 줄었다. 박 의원은 특정 세력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제3지대에 머물며 야권 통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다음은 박지원 의원 탈당 성명 전문
“김대중 대통령께서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떠나며”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을 떠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떠납니다.
민심에 맞서는 정치는 옳지도 않고, 결코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민심을 따르겠습니다.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서 잠시 당을 떠납니다.
문재인 대표는 저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저에게 좋은 제안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하자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은 분열을 막을 명분이 없었기에 저는 결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에겐 당을 바꿀 힘이 부족했음을 통렬히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야권은 이미 오분육열 되었습니다. 모두 자신의 길만 옳다고 합니다. 그러나 야권 통합,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최종 목적지는 반드시 같아야 합니다.
이제 저는 누구도 탓하지 않고 길에게 길을 묻고, 물방울에게도 길을 묻는 나그네의 절박한 심정으로 야권 통합의 대장정을 시작하겠습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혁명도 결국은 한사람의 용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저는 길 잃은 야권 통합, 꺼져가는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함께 할 동지들을 생각하며 아무도 걷지 않은 눈밭에 발자국을 먼저 남기겠습니다.
그 길을 간절히 염원하는 동지들이 있고, 그 길이 국가와 국민을 향한 무한 책임이기에 물방울은 물결이 되고, 강은 바다에서 만난다는 믿음을 나침반 삼아 가겠습니다.
분열하면 패배하고 통합단결하면 승리합니다. 김대중 정신과 함께 하는 전국의 동지들을 위해 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야권 통합에 의한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기 위해 혈혈단신(孑孑單身)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서겠습니다.
우리는 다시 만나 결국 승리할 것을 확신합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