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보유수에 따라 세금을 차등해서 매기는 종합부동산세를 다주택자에 대한 차별적 규제로 보고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주택·건설업계와의 조찬 간담회에서다.
서 장관은 “주택 관련 법령 등에서 보유주택 수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주택 보유수에 따라 세금을 차등해서 매기는 종합소득세 등 부동산 세금 규제를 전면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부동산세는 정부가 정한 기준보다 더 많은 주택을 가지고 있으면 지방자치단체가 걷는 재산세 외에 국세청이 별도로 걷는 세금으로 대표적인 다주택자 차별 규제로 꼽힌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지난 2005년 6월 도입됐다.
1가구 1주택자인 경우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 9억원 초과, 2주택자 이상은 6억원이 넘으면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다.
정부는 2주택자 역시 종부세 부과 기준액을 기존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종부세 대상자는 약 24만명(토지 포함)이다. 이 가운데 1주택자 중 고가주택 보유자 5만2000여명을 제외한 19만여명이 다주택자로, 종부세 과세 기준이 바뀌면 이들은 세금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서 장관은 정부의 임대소득세 과세 방침에 대해서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5 임대시장 보안 조치로 세 부담을 최소화했지만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 하는’ 부담으로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는 것이다.
서 장관은 “2주택 보유자 중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에 대해 분리과세하는 방안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차별 폐지 등 주택 보유수에 따른 차별을 폐지해 왔던 그간의 정부 대책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보유수와 관계 없이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라면 분리과세를 적용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택업계는 2주택자 보유자이면서 연 임대소득 3000만원 이하인 집주인에 대해선 비과세하고 3000만원 초과에 대해서만 분리과세 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어 서 장관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소형주택 의무 건설비율 폐지 등을 조속히 추진해 그동안 이어 왔던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