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중국의 LCD 수입 관세 인상으로 삼성과 LG의 중국 LCD공장 진출이 더 빨라진다. 늦어도 하반기에는 LCD 설비의 중국 이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32인치 이상 LCD 패널의 수입 관세를 지난 1일부터 기존 3%에서 5%로 인상했다.
그간 중국은 32인치 미만의 LCD 패널에 대해서는 5%, 32인치 이상의 LCD 패널에 대해서는 3%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 대형 인치에 대한 관세 특혜가 없어진 셈이다.
이번 관세 인상은 본격적인 대형 LCD 생산체제에 돌입한 중국 LCD 업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호조치다.
중국 LCD업체인 BOE는 지난 2010년 4분기에 6세대 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부터 8세대 라인의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 2분기에는 신규 8세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차이나스타는 역시 지난해 4분기부터 8세대 라인 가동에 들어갔고, 내년 2분기 추가 증설이 예고돼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앞으로 LCD 패널에 대한 수입 관세를 더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큰 피해는 없다"는 삼성과 LG도 중국 LCD공장 진출을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LCD 시황이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지는 않았지만, "사업을 하려면 중국 본토로 들어오라"는 중국 정부의 신호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처지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하던 삼성의 중국 8세대 LCD공장 진출도 조만간 본격화된다. 지난해 5월 중국 쑤저우에 LCD 공장 기공식을 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공장 기반공사를 마무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쑤저우에 17만3000평의 부지 공사를 진행해 왔다"면서 "내년 초에는 중국에서 LCD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LCD 부문을 삼성전자(005930)에서 분사한 삼성은 올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해 사업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존 LCD 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사된 LCD 부분을 중국으로 이전해 이머징 마켓 위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 역시 늦어도 하반기에 중국으로 LCD 라인을 이전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3개의 8세대 공장 장비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빈 국내 공장에는 OLED 장비를 새로 넣는 방안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자국 LCD업계에 대한 보호 성향이 강하다"면서 "늦어도 하반기에는 삼성과 LG의 중국 LCD 공장 이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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