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8월25일 00시3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차입인수 한도를 줄이면 레버리지로 딜 사이즈를 키우던 중소형 PEF들은 아예 게임이 안된다. 규제 취지는 이해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를 낸 건 대형사인데 벌은 중소형사가 더 세게 받는 느낌이다."
최근 10년간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시장은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소형 운용사(운용사)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검증된 대형 운용사로 쏠리는 경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추진하는 규제 강화로 운용에 따른 부담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같은 규제라도 성장 중인 작은 운용사에 더 무거운 부담을 지울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4일 금융감독원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기관전용 PEF의 출자약정액은 167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 증가했다. 운용 중인 PEF는 1195개, GP는 455곳으로 각각 5.1%, 4.1% 늘었다. 외형만 보면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문제는 투자금의 대형사 쏠림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출자약정액 1조원 이상인 대형 GP는 45곳으로 전체의 9.9%에 불과하지만 전체 약정액의 68.7%를 운용한다. 대형 GP 비중은 지난 2022년 60.4%에서 지난 2023년 64.6%, 2024년 66.2%로 매년 상승했다. 중형 GP 163곳과 소형 GP 247곳 등 410개사는 나머지 31.3%의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대규모 정책자금을 공급하고 있지만 중소형 운용사 전체의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 등이 올해 선정한 국민성장펀드 정책성 자펀드는 목표 결성액 기준 5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정부와 산업은행 등이 공급하는 정책출자금은 2조800억원이고, 나머지는 선정된 운용사가 민간 LP로부터 추가 모집해야 한다.
리그별 배정 규모를 보면 격차가 뚜렷하다. 국민성장펀드 국민참여형 2차 운용사 선정계획을 보면 소형 리그에선 펀드별로 400억원 가량을 출자하는 반면 중형 분야에선 800억원 이내, 대형 부문은 1200억원을 출자한다. 소형사가 받을 수 있는 정책자금은 대형사의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정책자금을 따내는 문턱 자체도 매우 높았다. 1차 사업에서는 81개사가 지원해 11개사만 낙점됐고(경쟁률 7.4대 1), 2차 사업은 65개사 중 7개사만 선택을 받았다(경쟁률 9.3대 1). 소형·도전 리그를 따로 뒀지만, 바늘구멍을 뚫고 출자 자격을 얻은 운용사조차 정해진 기한 안에 민간 매칭 자금을 채워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 스케일업, 지역기업, 인수합병(M&A) 등 리그별로 명확한 '주목적 투자 요건'이 붙는다. 정책 목적과 투자 전략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중소형 바이아웃 운용사 입장에서는 일반 블라인드펀드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른 기관투자자(LP)의 출자구조도 비슷하다. 미드캡이나 중소형 운용사를 위한 별도 출자 트랙을 만들더라도 대형 블라인드펀드에 비해 운용사당 배정되는 자금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 중소형 운용사가 펀드 규모를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작은 펀드로 시작해 트랙레코드를 쌓고 다음 출자사업에서 더 큰 펀드를 결성하는 '성장 사다리'가 필요한데 중간 단계의 자금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규제 청구서…중소형 사모펀드엔 더 무겁다
대형사 쏠림으로 자금 줄이 마르는 와중에, 정치권이 추진 중인 PEF 규제 강화 조치는 중소형사들에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GP의 보고 의무 확대, 외부 자산평가 및 회계감사 의무화, 수탁사 감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소형 GP는 회계·법률 자문과 외부 평가, 보고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운용 자산의 규모보다는 펀드 수나 업무 건수에 따라 발생하는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여러 펀드에 비용을 나눌 수 있는 대형사와 달리, 소형 GP는 턱없이 적은 관리보수 안에서 이 비용을 모조리 감당해야 한다. 규제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운용사 규모에 따른 비용 부담 격차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다.
운용자산(AUM) 5000억원 이상 GP에 적용되는 준법감시인 선임 의무 역시 중견 하우스의 성장을 막는 또 다른 문턱으로 꼽힌다. 지금 당장은 적용받지 않는 소형 GP라 하더라도, 자산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는 순간 전담 인력 채용과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라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차입 한도를 현행 400%에서 200%로 낮추는 법안 역시 딜 집행력의 격차를 더 벌릴 위험이 크다. 대형 GP는 추가 에쿼티(지분 투자)나 공동투자를 활용해 부족한 인수자금을 메울 수 있지만, 중소형 GP는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의 볼트온(Bolt-on) 투자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 자금 부족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실적 부족 때문에 다시 다음 출자 사업에서 고배를 마시는 악순환의 고리가 깊어질 수 있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와 해외 간 현실적 차이와 규제의 실질은 외면하고 국내 운용사만 일률적으로 옥죄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대형사만 남기고 중소형 하우스를 고사시키겠다는 게 아니라면, GP의 운용규모와 펀드 위험도에 따라 보고·외부검증 의무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2500175.1280x.0.jpg)

![역대 최초 800조 슈퍼예산 시대 열린다 [오늘의 여의도]](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8/PS26082500159t.jpg)


![낮 최고 36도 찜통더위…경기동부·강원 곳곳 소나기[오늘날씨]](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8/PS26082500045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