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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입장문을 준비하지 않은 이 대표는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 서서 또 한 번 자신에 대한 수사의 부당함을 역설했다.
이재명 대표는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번 보겠다”며 “2년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면서 검사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개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제가 검사에게도 질문했지만,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명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 부패 기업가한테 10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범죄를 저지를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국민이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 이라며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이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판으로 변해가는 이 한반도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조금 더 주력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경기)도지사가 직접 결재한 것이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도 수원지검 후문 앞에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 200여 명과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이 맞불집회를 열어 혼잡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 대표 출석에 맞춰 청사 안에는 박성준·서영교·김영진·백혜련·조정식·정청래·박범계·임종성·홍정민·임오경·양이원영 등 민주당 의원들이 집결하기도 했다.
한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제3자 뇌물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피의자 신문 조사를 진행한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쌍방울 대납에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차 조사에서 핵심 문항만 추리는 등 속도감 있게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송민경(43·사법연수원 37기) 부부장검사와 박상용(42·38기) 검사가 맡을 예정이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의료진과 구급차가 배치된다.
검찰은 이날 소환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 수사를 종결짓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