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계열사 수 공시, 부정적 여론 만들어…발표 주의 요구"

한광범 기자I 2023.08.28 11:22:40

이유경 부경대 교수, 산업조직학회 학술대회서 주장
"대중의 집중 관심 유발해 기업 경영에 실질적 영향"

지난 25일 서울대 평창캠퍼스에서 한국산업조직학회 주최로 진행된 하계학술대회. (사진=한국산업조직학회)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사 수 공시에 신중을 기해야 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한국산업조직학회가 지난 25일 서울대 평창캠퍼스에서 진행한 하계학술대회에서 이유경 부경대 교수는 ‘공정위 대기업집단 계열사 수 발표의 타당성에 대한 고찰’ 세션을 통해 “공정위가 발표하는 계열사 수 증가를 단순히 문어발식 확장 또는 경제력 집중으로 단정 짓는 것이 논리적 결함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정위는 매년 5월 대규모기업집단을 지정하고 계열사 수, 사업영역, 자산과 매출액과 같은 재무정보, 산업분류, 소유구조 등의 자료를 공시하고 있다. 또한 매년 세 차례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회사 변동 현황 등을 발표한다. 지난 8월 2일 기준 공정위의 발표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수는 91개이며 해당 대기업기업집단의 소속회사는 3083개로 집계됐다.

이 교수는 하나의 기업집단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의 수는 계열사의 수와 상관관계없이 분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 수가 많은 기업집단이라 해도 비관련 다각화 지수의 값은 작은 기업집단이 있고, 반대로 계열사 수가 적은 기업집단이라 해도 비관련 다각화 지수의 값이 큰 기업집단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관련 다각화의 비중을 살펴보아도 계열사 수가 많다고 해서 그 값이 반드시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유발하고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정위의 계열사 수 공시가 발표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아울러 “계열사 수가 늘어날 때 수익성은 향상되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비관련 다각화가 증가할 때 수익성은 저하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문어발식 확장과 경제력집중을 경계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계열사 수 혹은 계열사 수 증가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확장이 관련 다각화에 속하는지, 비관련 다각화에 속하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타당하며, 수익성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의 계열사 수 발표가 실제 문어발식 확장, 경제력 집중 등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고, 기업집단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낼 만큼 경영활동에 영향력 크기 때문에 발표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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