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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 장관과 미구엘 페세 중앙은행 총재는 오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중국 베이징시와 상하이를 방문해 통화스와프 연장 및 규모 확대를 요청할 예정이다. 통화스와프는 외화가 바닥났을 때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쓸 수 있는 일종의 비상금으로 외환시장 안전판 역할을 한다.
아르헨티나와 중국 중앙은행은 2009년 700억위안(약 13조원)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2020년에는 이를 1300억위안(약 23조2600억원) 규모로 늘렸다. 중국은 지난 1월 이 가운데 350억위안(약 6조5300억원)을 아르헨티나가 환율 방어에 쓸 수 있도록 합의했다.
아르헨티나가 중국과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면 외화 부채 상환 압박에서 숨통을 트일 수 있다. 페소화를 위안화로 환전해 외환보유고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부터 빌린 외채 상환에 쓸 달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지난달부터 중국 수입품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한 것도 상당 수준의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10억달러(약 1조 32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해 달러를 아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100%가 넘는 물가상승률과 경제 침체로 페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외환 위기를 겪고 있다. 기업과 국민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사들이고 농식품 수출도 줄면서 달러가 고갈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외환보유액이 335억달러(약 44조2000억원)로 2016년 10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총 563억달러(약 74조30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아 외채 상환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통화스와프 규모를 얼마나 확대할지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이 달러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르헨티나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건설 프로젝트) 참여국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입장에서 아르헨티나에 더 많은 돈을 빌려주는 것은 위험하긴 하지만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약화시키기 위한 또 다른 기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