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국무총리는 현 상황에 대해 일단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김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경으로 △사회 인프라 정상 가동 △위중증 환자·사망자·병상가동률 등 핵심 방역지표 안정 유지를 들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더 나아가 방역완화 기조에 힘을 쏟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업시간 제한과 방역패스 완전 철폐’를 전면에 써놓았다. 이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3월 10일부터 밤 12시까지 영업’을 내걸었다.
하지만 정반대의 진단을 내리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에 나와 “국민들에게 이동을 자제하고 덜 만나라는 메시지는 안 보내고, ‘걸릴 테면 걸려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최근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을 내려놓았다.
이 교수는 현재 상황을 두고 “지금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고 병원 등지에서 감염돼 고생하시는 현장 공무원이나 의료진들은 말도 못하고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침했다.
실제 병상 상황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중증환자 전담 병상 2704개를 마련한 상태고 가동률은 44.9%에 불과하다. 앞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109명)가 나왔던 지난해 12월 23일 전체 중환자 병상은 1344개뿐이었고 가동률은 78.8%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양호하다. 하지만 실제 가동병상은 이날 1214개, 지난해 12월 23일 1059개로 이미 지난해 델타 유행 수준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숫자뿐인 병상 수는 큰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마련했다던 2500개 병상도 실제로 원활히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결국 중환자는 의사가 봐야하는데, 전공의가 부족하다.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이 넘으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병상 2500개는 숫자로만 가지고 있는 것이고 실제 가용병상 1500개가 넘으면 제대로 된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