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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017670)과 카카오(035720)가 2019년 10월,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한 뒤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두 회사는 AI(인공지능)·ESG(환경·사회·지배구조)·지적재산권(특허) 같은 핵심자산을 공유하고 나아가 이를 사회와 나누자는데 뜻을 모았다.
아무리 지분을 섞었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크기업들끼리 핵심자산을 공유하고 외부에도 일정 부분 개방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IT의 리더십이 네트워크와 플랫폼에서 데이터와 AI로 바뀌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전략적 관계는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이자 AI 기술 업체인 네이버나 LG전자·LG유플러스 등과 AI원팀을 구성한 KT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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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다운 방식 협력…300억 ESG 펀드 구성까지
유영상 SKT MNO사업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ICT 선한 영향력 전파를 위한 ‘AI·ESG·지식재산권 협력 MOU’를 체결했다.
유 사업대표와 여 공동대표는 1년 5개월 전 양사 지분 맞교환 이후 ‘시너지 협의체’를 통해 한 달에 한 번은 만났고, 개인적으로도 편하게 술잔을 기울일 정도로 친밀한 사이로 전해진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시너지 협의체’외에도 양사 기술진이 참여하는 ‘AI R&D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윤 SKT CTO(최고기술경영자),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 우경구 사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 등이 참여한다.
카카오 한 임원은 “박정호 SKT 사장님이 AI초협력을 제안했고 최태원 회장님이 김범수 의장님을 대한상의 부회장으로 추천하는 등 윗선에서 합의된 상황에서 전략적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200~300억 규모로 전해진 ESG 공동펀드가 출현하게 된 것은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심이 많은 최태원 회장과 국내 최대 기부왕인 김범수 의장의 의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는 국내 최초의 ESG 펀드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재무적 성과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들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카카오벤처스가 운영하며 SKT는 자사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인프라·데이터·언어모델 AI 공동 개발…특허 공유도 논의
AI 기술력은 IT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든다. 이에 따라 SKT와 카카오는 AI 엔진을 공동 개발하고 서비스는 기업 특색에 맞게 각자 구현하는 협업을 진행 중이다.
양사의 AI 기술 개발은 인프라, 데이터, 언어모델 등 전 영역에서 이뤄진다. 각자가 보유한 텍스트, 음성, 이미지 형태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다.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학계와 스타트업 등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술특허 등 지식재산권 분야도 협력한다. 상호 간 지식재산권 분쟁을 최대한 자제하고 AI·플랫폼·미디어 등 미래사업 분야의 공동 지식재산권 풀(Pool)을 구축하기로 했다. 외부에 개방할 수 있는 특허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 공익 목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양사는 당장은 MOU 형태여서 두루뭉술하지만 조만간 개방 특허 몇 건 같은 구체적인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다만, AI와 특허까지 공유한다고 해서 사업적인 경쟁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하는 티맵모빌리티, 멜론과 경쟁하는 플로우 등의 시장 경쟁은 여전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무래도 특허쪽은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일 수 있고 사업적인 경쟁은 정정당당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두 빅테크 기업이 AI, ESG,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핵심자산을 공유하고 사회와 나눈다는 점이 매우 의미 깊다고 생각한다”며 “ICT 기술로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환경,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SK텔레콤과 카카오의 핵심 ICT 자산이 우리 사회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확보하고 그 결과물을 사회 난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