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 류의성기자] "중동지역에서 플랜트만 고집할 수 없다. 꾀 많은 토끼는 여러 개의 굴을 파는 법이다."-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
중동지역에서 플랜트 위주의 수주에 주력하던 건설사들이 항공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로 수주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발판으로 중동지역에서 발주되는 플랜트 수주는 침체에 빠진 국내 건설업계를 먹여 살리는 효자 노릇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건설업계도 변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바로 중동지역 내에서 수주 종목의 다변화다.
대표적인 부문이 공항 개발과 철도 사업이다. 23일 지식경제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그리고 금호산업(002990) 건설부문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공항공사(ADAC)가 발주하는 미드필드 터미널 빌딩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국제공항 내 기존 활주로 사이에 연면적 63만㎡ 규모의 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만 총 68억달러에 달한다. 내년 2분기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며, 지난 13일 수주를 위한 1차 입찰이 마감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부다비 `클리블랜드클리닉 아부다비`를 공동 수주한 바 있는 벨기에 식스코(Six Construct)와 컨소시엄을 이뤘고, 현대건설은 금호건설과 손잡고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총 5억 달러 규모인 쿠웨이트 국제공항 확장사업에는 GS건설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쿠웨이트의 민간항공이사회(DGCA)가 발주하는 사업으로 총 연장 4.58km의 신규 활주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에는 현지 업체를 비롯해 사우디 중국 등 총 14개 컨소시엄이 사업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동지역 내 최대 발주 공사로 꼽히는 카타르 메트로 프로젝트도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카타르 철도회사(QRC)가 발주하는 이 사업은 전체 사업규모만 25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내년 상반기 입찰 서류가 발급되는 1단계 토목공사는 53km 지하철, 48km 고가 경전철, 34km의 지상철 건설이며, 이 사업만 총 60억달러에 달한다. 1차 토목공사 사전입찰(PQ)에 참여한 해외 건설사만 80개 업체. 국내 업체로는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우건설 ,GS건설(006360), SK건설, 쌍용건설(012650), 한화건설, 울트라건설 등 8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은 현지 시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한국철도시설공단, 현대엔지니어링, 삼안, 유신 등 한국철도 컨소시엄은 오만의 국가철도망 건설 프로젝트 설계 및 감리 패키지 입찰을 따내기 위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오만 소하르에서 살랄라지역까지 총 연장 1200km를 연결하는 철도사업으로 총 3단계로 나눠 발주 예정이며, 사업비만 총 400억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