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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증산, 정유주에 정말로 악재인걸까?

김지은 기자I 2011.06.07 15:11:01

오히려 국제유가 안정될 것...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정유주가 힘없이 주저앉으며 바람빠진 풍선의 모양새가 되버렸다. 
 
오는 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증산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유가에 민감한 정유주가 일제히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7일 주식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일대비 1만3500원(-5.79%) 내린 21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S-Oil(010950)(-3.42%)과 GS(078930)(-6.14%)도 일제히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해외언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및 OPEC은 오는 8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석유 증산을 검토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미 지난달부터 하루 평균 20만배럴의 원유를 더 생산하고 있고, 이번달 역시 20만~30만배럴을 추가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석유 증산으로 인해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 매출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감에 정유주가 일제히 하락한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유주의 이같은 조정에 대해 오히려 매수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수요가 감소한데 따른 유가 하락이 아니라 증산, 즉 공급증가에 따른 유가하락이라면 오히려 국제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하락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공급증가로 인해 유가가 하락한다면 그것은 부정적인 이슈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제품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이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이것이 마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큼 큰 영향력을 갖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석유제품의 소비 증가율은 공급 증가율을 웃도는 등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으로 인해 OPEC의 석유 공급량이 급감한 바 있지만 석유제품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 공급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것이 이번 증산으로 연결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백영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OPEC이 증산을 결의한다면 이는 원유 안정화 차원에서 줄였던 공급량을 다시 늘려가는 수준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하반기 100달러 부근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무조건 오르는 것보다는 수요가 안정화되는 게 가장 큰 호재라는 게 백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국제유가가 마냥 오를 경우 오히려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유가가 안정화되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올해 여름철 전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국내 정유주에는 호재라는 평가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일본에서 올해 여름철 전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가발전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디젤(경우) 수요가 향후 뚜렷하게 호전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벙커C유도 여름철에 발전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등의 수요가 호전되면서 등·경유 중심으로 석유정제마진은 재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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