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편집권 `절반의 개방`

임일곤 기자I 2008.07.01 14:51:39

메인화면 개편..기존 뉴스면 기사 선정·편집은 고수
"주가에 민감하지 않을 것..日 검색시장 하반기 진출 예정"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NHN(035420)의 인터넷포털 네이버가 초기 화면에서 제공되는 언론사의 뉴스서비스 선택권을 네티즌에게 넘긴다.

그동안 네이버는 언론사로부터 기사를 제공 받아 첫 화면과 뉴스 메뉴를 통해 뉴스 콘텐트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대선과 촛불집회 등 사회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특정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이버=언론사`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에 네이버는 언론사에 초기화면 뉴스박스 편집 영역을 개방하고 네이버의 손을 거쳐 보여줬던 `종합` 서비스도 없앨 계획이다. 단 뉴스홈의 분야별 주요뉴스와 가장 많이 보는 뉴스 등은 기존의 틀을 유지할 계획이다.

◇ 개방형 플랫폼으로 메인화면 뉴스편집권 개방

네이버는 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기화면의 뉴스 서비스 편집권을 개방하고 새로운 개방형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누구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오픈캐스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캐스트(OpenCast)를 통하면 이용자는 누구가 정보 제공자(캐스터)가 돼 자신의 관점에 따라 선별(편집)한 정보를 네이버 초기화면에서 제공할 수 있다.

또 언론사에 뉴스박스 영역을 개방해 초기화면에서 네이버가 제공하던 `종합` 서비스를 없애고, 이용자들이 다양한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박스를 직접 선택해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즉 네이버 메인 화면의 종합 뉴스 박스에는 각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기사들이 낱개 단위가 아니라 통째로 전면에 노출된다는 것.

이용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언론사를 선택해 놓으면 다시 접속해도 해당 언론사 기사를 한번에 볼 수 있다. 별도의 선택이 없으면 언론사별 뉴스가 무작위로 노출된다.

언론사별 뉴스 서비스는 향후 개편, 기존에 네이버가 편집하던 뉴스박스를 대체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뉴스박스의 정확한 형식과 관련해 언론사와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분야별 주요뉴스, 가장 많이 보는 뉴스 등 세부적 편집 방향과 정확한 이용자 환경(UI)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존 뉴스홈과 뉴스검색 등 서비스는 기존의 틀을 유지할 계획이다.

◇ 메인화면만 개방..뉴스홈은 그대로

네이버의 뉴스 개편은 당초 예상과 달리 전면적인 편집권 개방이 아닌 메인화면에 그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동안 네이버는 뉴스 편집이 특정 이해 관계에 휘둘려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촛불정국과 관련 `친정부적`(?) 뉴스 편집으로 네티즌 사이에선 반 네이버정서가 생기는 등 논란을 부추켰다.

이번 서비스 개편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새로운 플랫폼 쇄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뉴스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메인 화면 뿐만 아니라 뉴스 홈의 주요뉴스나 많이 본 뉴스 등도 개방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네이버는 메인화면만 개편할 뿐 기존의 뉴스면의 기사 선정과 편집 등은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최휘영 NHN 대표는 "초기화면의 뉴스 편집은 2~3년전부터 지적받아 온 이슈로 형평성을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뉴스홈에서 기사 편집은 포털에게 좋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폐지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금칙어와 실시간 상승어 외부 검증

초기화면의 뉴스 편집 개방 외에도 네이버는 금칙어 설정과 검색어 순위 조작 등에 대한 최근의 비판에 대해 대응책을 내놨다.

네이버는 금칙어와 실시간 급상승어의 알고리즘을 외부 전문가 등에게 검증받을 방침이다. 이는 뉴스 편집과 검색어 순위 조작, 금칙어 설정 등 최근 네이버에 제기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최 대표는 "최근 금칙어 관리에 소홀하다는 외부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앞으로 외부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해줄 위원회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이익을 위해 금칙어를 설정하거나 외부의 압력 등으로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것은 없는지 운영위원회에 평가를 받을 것이란 것.

실시간 급상승어의 알고리즘도 외부에서 검증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실시간 급상승어를 변경 혹은 조작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외부 통계전문가들에게 공개해서 검증 받을 것"이라며 "물론 특정 목적으로 상위어에 글을 올리는 시도가 있기 때문에 만인에게 알고리즘을 공개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게시물 임의 삭제`에 대한 대응책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게시물의 임이삭제는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다뤄야할 내용이기 때문에 금칙어 설정이나 급상승어처럼 따로 운영위원회를 통한 검증 작업이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오픈캐스트로 새로운 수익 모델 제시

네이버는 이날 누구나 네이버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 자신이 편집한 정보를 퍼블리싱할 수 있는 개방형 정보플랫폼 `오픈캐스트`를 선보였다. 오픈캐스트가 활성화 되면 중소 사업자 등의 정보제공자(캐스터)에게도 트래픽이 이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오픈캐스트가 상용화되면 정보의 선순환을 통해 웹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제공자는 기관이나 학원, 중소기업 등이 될 수 있다"며 "오픈캐스터를 잘 활용하면 네이버를 방문하는 트래픽을 개인 사이트나 기업 사이트에 이전 받을 수 있어 웹생태계에 새로운 수익 모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가 부진, 이슈와 결부 말아야", 日 검색은 하반기 진출

최근 사행성 게임 논란과, 보수 언론 논란 등의 악재로 주가가 부진한 데 대해 최 대표는 "이슈와 주가를 결부하지 말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아직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상태에서 주가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무리이나 다른 기업들도 많이 침체된 상태이고, NHN은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전세계적 경기흐름에 민감하게 반영돼 주가가 부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주가 오르내림은 늘 있어왔다"며 "중요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 기존에 잘 하던 것에 집중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 흐름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뤄져왔던 일본 검색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최 대표는 "일본 검색 시장과 관련해서 마치 양치기 소년이 된 듯한 느낌"이라며 "지난해 진출한다고 했다가 계속 늦어지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은 지난 2000년부터 현지 네티즌들의 패턴을 끊임없이 관찰해왔고, 현지 법인인 `한게임재팬`이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압도적 인기를 끌어 왔으며. 600명의 현지 직원이 갖춰지는 등 모든 것이 준비됐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작업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며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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