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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에도…현대차 BD 출신 설립 美 로봇업체, 중국산 몸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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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I 2026.09.13 16: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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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출신 설립 스타트업
자체 AI, 中 유니트리·애지봇 기체 적용
공연·접객용은 中 가격·양산 경험 압도
美 인증 장벽에 실제 상용화 여부는 미지수

애지봇. (사진=애지봇 홈페이지)
애지봇. (사진=애지봇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당국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산 첨단 로봇 신규 모델의 기기 인증을 제한한 가운데 미국 기업이 테마파크나 호텔, 리조트 등에서 사용할 캐릭터 로봇에 중국산 기체 도입을 추진해 이목이 모아진다.

13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출신 임원이 설립한 로봇 스타트업 ‘다이내믹 크리처스(Dynamic Creatures)’는 중국 유니트리와 애지봇(AgiBot·중국명 즈위안로보틱스) 등의 로봇 기체를 활용한 테마파크·호텔용 캐릭터 로봇 사업을 하기로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공식 설립한 다이내믹 크리처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전 최고전략책임자(CSO) 마크 테어먼이 최고경영자(CEO)를, 로보틱스앤드AI연구소(RAI) 출신 파보드 파시디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각각 맡은 회사다. 자체 개발한 로봇 인공지능(AI) 플랫폼 ‘스노제이(SnowJay)’를 통해 로봇의 움직임과 인식, 행동을 통합 제어한다. 사람의 말과 표정, 주변 상황에 맞춰 몸짓과 음성으로 반응하는 기술을 갖췄다.

첫 시제품인 푸들 로봇 ‘대니얼’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나 실제 사업에선 고객의 용도와 예산에 따라 중국을 포함한 여러 제조사의 기체를 선택할 방침이다. 모든 로봇을 처음부터 자체 개발하는 대신 양산 중인 기체에 AI와 캐릭터 디자인을 입혀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전략이다.

다이내믹 크리처스의 마크 테어만 최고경영자(CEO·왼쪽)와 파르보드 파르시디안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다이내믹 크리처스)
다이내믹 크리처스의 마크 테어만 최고경영자(CEO·왼쪽)와 파르보드 파르시디안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다이내믹 크리처스)
기체를 직접 개발하지 않는 사업 구조에서 가격과 양산 경험을 갖춘 중국산 로봇을 선택지에 넣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한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가의 산업장비로 개발된 만큼, 단순히 이동과 춤, 몸짓, 방문객과의 상호작용 등을 수행하는 캐릭터 로봇에는 ‘오버 스펙’이다. 반면 유니트리, 애지봇 같은 경우 산업적 활용 기술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더라도 이미 공연, 전시, 안내, 접객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데다 미국 휴머노이드 대비 가격도 10분의 1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다이내믹 크리처스의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당국의 중국 로봇 규제 때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월 국가안보와 사이버보안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신규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의 기기 신규 인증을 제한했다. 로봇이 수집한 영상과 공간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외부 세력이 로봇을 원격으로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엔비디아가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기체에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로봇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시범 모델을 선보이는 등 미국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유니트리 제품 플랫폼을 활용한 적은 있다. 그러나 연구·실증 중심이던 미국 기업의 중국 로봇 활용을 테마파크·호텔용 상업 프로젝트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국산 기체에 미국 업체의 AI와 외장, 통신장비를 결합한 제품을 어느 나라 로봇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다. 다만 중국산 기체에 미국산 AI를 탑재하더라도 보안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로봇은 수많은 부품의 조립체인 만큼 조립 장소를 기준으로 볼지, 부품의 국산화율을 따질지 애매하지만 반도체 내부의 숨겨진 백도어 가능성 등 하드웨어 공급망 문제는 매우 첨예한 이슈”라며 “미국 기업이 자체 AI를 결합한다고 해서 중국산 로봇을 미국에서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딜레마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그 모회사인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에도 시사점을 준다. 미국은 산업용 로봇과 AI, 한국은 로봇 부품과 제조·양산,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체와 대규모 현지 시장이라는 각자의 장점이 있는데, 이를 결합하려면 미국의 규제 요구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크리처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직접 지분 관계는 없지만, 현 보스턴다이내믹스 경영진이 회사 출범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전·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자문진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국내 로보틱스랩을 중심으로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로봇 생산·소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을 잠재적인 사업 축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는 “현재로선 미국과 중국, 한국 간 로봇 협력 전망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의 대중국 로봇 규제는 한국의 로봇 부품 제조사에 좋은 기회인 만큼 이를 잘 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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