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신화월드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은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기존에 메리츠증권 측에서 받았던 대출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진행 중이다. 이번 조달 규모는 2100억원으로, 선순위 기준 대출 금리는 수수료 포함 기준 약 6.5% 수준이다. 기존에 메리츠증권 측에서 조달했던 총 금리 수준이 10%대에 달해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리파이낸싱이 절실한 분위기다.
지난해 10%대 고금리에 기존 대출 상환자금을 조달했던 기업 A사도 주관사를 선정해 자금 재조달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메리츠증권에서 조달했던 자금을 전액 대환할 목적에서다.
A사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 급한 불 끄자는 목적에서 자금을 조달했지만, 메리츠증권과 장기간 거래를 유지할 수가 없다”며 “금리와 담보 조건을 감안하면 계약 유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사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어서 (재조달을) 진행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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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정상적 자금 조달이 어려운 유동성 경색 기업을 주 사업 대상으로 삼는다는 평판이 형성된 점은 대출 기업에도 독이 되는 분위기다. 기관투자가(LP)들 사이에서는 메리츠증권에서 자금조달을 받았던 기업의 자금 재조달 대출 건은 다른 건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LP 고위 투자책임자는 “어려울 때 잡기 쉬운 선택지였겠지만, 메리츠증권 측에서 돈을 받았다는 게 이미지에 독이 되기도 한다”며 “리파이낸싱 딜 제안이 왔을 때 기존 대출기관이 메리츠 쪽이면 재정 건전성이나 사업 모델이 불확실하다는 신호일 수 있어 더 깐깐히 보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