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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수출입경로를 통한 해외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국내 파급영향’이라는 제하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아 온도상승이 극대화돼 지구 온도가 작년 20.4도에서 2100년까지 24.7도가 상승할 경우 글로벌 농축수산물 공급이 감소,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정 수준의 온도 상승까지는 작황이 개선되지만 2035년을 전후로 전 세계 평균온도가 1.5도(1951~1980년 대비) 상승할 경우 작물 생산성이 악화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도가 낮은 지역에선 지구 온난화에 따라 기후가 개선돼 작황이 개선되지만 온도가 높은 지역에선 작황이 악화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체적으로 작황 악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음식료품 제조업과 음식서비스업의 부가가치를 올해부터 2100년까지 누적으로 각각 최대 18.2%, 17.9% 위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요 교역상대국 중 향후 온도 상승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도 미국(2100년 온도 2021년 대비 5.8도 상승), 캐나다(7.8도), 러시아(7.2도), 사우디아라비아(5.9도) 등 주로 산유국이 꼽히고 있다. 이들로부터 수입하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를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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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42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정유, 화학, 철강 업종은 각각 최대 수출 감소폭이 23.9%, 19.1%, 15.7%, 15.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역상대국의 소득이 1% 줄어들 때 국내 정유와 자동차 산업 수출은 각각 4.53%, 4.43%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재윤 한은 금융안정국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장기간의 온도 상승은 글로벌 농축수산물 공급 감소와 글로벌 수요 감소를 통한 국내 산업의 생산 위축, 부가가치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은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채무불이행 위험과 시장가치 하락이 커지고 그로 인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또한 저하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만성적으로 지구 온도가 올라가는 상황만 가정했을 뿐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 등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엔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김 과장은 “국내 기업은 해외 거래 기업이 소재한 지역의 기후변화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고 수출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도 스트레스 테스트시 국내 기후 리스크 외에 해외 기후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