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4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제조업 생산이 부진하고 서비스업 생산도 회복세가 주춤해 전분기에 비해 경기가 소폭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4분기 중 15개 지역본부가 실시한 업체 모니터링 결과 및 통계 등을 토대로 판단한 것이다.
7개 권역 중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동남권 등 4개 지역은 경기가 전분기 대비 ‘소폭 악화’됐고 호남권, 대경권, 제주권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지역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4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약한 성장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주요국 통화긴축 완화, 국내외 금융불안 심화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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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생산은 주요국의 경기부진으로 앞으로도 4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일평균 수출이 자동차, 휴대폰 및 부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며 “향후 수출 역시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업 생산은 일상회복 지속에도 불구하고 회복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실질 구매력이 감소, 민간소비 개선세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권의 경우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수상, 육상 운송이 감소하면서 운수업이 악영향을 받고 있고 강원권 역시 지역 방문객이 줄어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됐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선 주택 거래가 부진해 부동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10~11월중 주택매매 가격은 대출금리 상승,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돼 모든 권역에서 하락했다. 특히 수도권은 1% 넘게 하락했다.
투자도 시원치 않다. 설비투자는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관광업’이 발달한 강원권, 제주권에서 특히 위축됐다. 강원권은 관광객 증가세 둔화로 숙박업 증축, 유지·보수 공사가 줄었고 시멘트업은 탄소중립 관련 친환경 시설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화물연대 파업 이후 출하 지연이 나타나면서 투자 보류의 영향을 받았다. 제주도는 골프장, 특급호텔 등 대형 관광 서비스업 업황 둔화로 설비투자가 축소됐다. 그나마 친환경·신사업 관련 투자는 지속됐다는 평가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감소했으나 공공부문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집행 증가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주택 경기 둔화, 정부 SOC 예산 축소로 향후 건설 경기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