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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도쿄의회선거 대패 유력…최대 위기 맞아(종합)

김형욱 기자I 2017.07.02 20:49:01

출구조사서 고이케 도지사측 과반의석 확보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가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대패하며 2012년12월 재집권 이후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2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에 마감한 도쿄도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아베가 이끄는 아베의 대항마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측의 과반 의석 확보가 유력하다. 고이케 도지사는 개인적 인기에 힘입어 선거 전 지역 정당인 ‘도민퍼스트회’를 만들었다. 또 아베가 이끄는 집권 여당 자민당과 오랜 기간 공조해 온 공명당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도쿄도 내 42개 선거구에서 총 127개 의석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 의원을 뽑는데 그치지 않는다. 전례 상 선거 결과에 따라 총리가 바뀌거나 정권이 교체되는 등 일본 전체 정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왔다.

선거 전 의석수는 자민당이 57석으로 과반(127석 중 64석)에 조금 못 미치지만 압도적인 제1당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공조해 온 공명당 22석을 더하면 과반을 넘겼다. 도민퍼스트회는 불과 6석으로 출발했다. 군소 정당인 공산당 17석, 민진당 7석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 판세는 완전히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기존 의석을 대폭 잃고 도민퍼스트회는 최소 30~40석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민퍼스트회는 의석 1석이 배정된 선거구 7곳 중 2곳의 당선이 유력하다. 또 의석 2곳인 선거구 15곳에서도 대부분 우세를 보였다. 공명당은 3석 이상의 선거구에서 안정적인 지지세를 보였다. 기존 22석 이상 확보가 유력하다. 그 밖에도 고이케 지지를 선언한 무소속 후보 9명 중에서도 일부가 당선될 전망이다.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역대 최대 의석수 확보도 위태롭게 됐다. 과거 최저 의석수는 2009년의 38석이었다. 닛케이는 아베 총리의 잇따른 사학법인 유착 스캔들에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실언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자민당에서 파생한 보수 정당이라는 점에선 변함없지만 아베 총리의 독주 체제가 무너진 셈이다. 고이케 도지사가 아베 총리를 밀어내고 차기 총리로 등극할 가능성도 커졌다. 당장 아베 총리의 국정 동력 상실은 불가피하다. 고이케 도지사는 투표 종료 직후 “도민이 정치를 올바르게 되돌려 온 결과”라며 “도민의 눈높이에서 진행해 온 성과를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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