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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유로존을 향해 그리스와 하루 빨리 타협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및 미국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 그리스발 위험이 세계 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면서 미국이 유로존 수장들에게 그리스와 타협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로비단체들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몇몇 유럽 국가들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에서 정한 예산 감축안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태다.
유로존 각국과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한 관리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갈등 상황을 포함해) 모든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특정 조치를 촉구하는건 아니지만 그리스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9~10일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9일 오바마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회담 자리에서 지금의 사태에 대한 우려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지속돼온 유로존 경제위기 속에서 EU 관리들과 반복적으로 대화했고 때로는 결정적으로 유로존 의사결정에 개입해왔다. 지난 2010년 그리스에 처음으로 구제금융을 지원할 때도 메르켈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은 11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나누며 긴밀히 의견을 조율했다. 대부분 유로존 국가들은 미국 개입에 신뢰를 갖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2011년과 2012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규모 긴급원조에 대한 압력에 저항하는 등 미국 개입을 늘 반기지만은 않았다. 미국의 이같은 개입은 최근 유로존이 직면한 위기가 글로벌 경제 회복세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세계 경제는 너무 약하고 고르지 않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세계가 근복적으로 더 많은 수요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긴축완화 정책을 펼치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불황 한가운데 있는 상황에서 긴축정책을 유지한다는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관료들은 달립 싱 유럽부문 고위 관리 대표가 이끄는 그리스 사절단이 유럽과 그리스의 중재 임무를 가진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신 그들은 유로존 관리들에게 “그렉시트를 배제한 채 그리스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도와주라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중재를 하러 가는게 아니다”라며 “모두에게 조금씩 타협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언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견딜 수 있는 긴축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며 “어떠한 작은 분열도 심각한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그리스가 경제 개혁을 위해 EU가 제시한 예산 감축안에 반대하는 것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고위 관리는 “아마 엄청난 양의 추경 예산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이미 유권자들에게 제시한 경제 개혁안을 실행시키는 모습을 통해 그리스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