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지역전문가 기간·女비중 확대해라"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그룹이 현재 20% 수준인 여성 지역전문가의 비중을 최대 30%까지 확대한다. 또 현행 1년인 지역전문가의 체류기간도 일부 지역의 경우 2년으로 늘리고, 신흥 전략시장 중심으로 파견 규모도 확대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0일 그룹 내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 7명과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오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역전문가제도의 개선 방안을 지시했다.  

삼성의 지역전문가 제도는 지난 1990년 이 회장이 직접 만든 독특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직원을 선발해 해외로 보내지만 특별한 업무 과제나 의무 사항이 없다. 주어진 1년 동안 여행을 다니거나 학교에 다니며 그 지역 문화를 자유롭게 익히면 된다. 1인당 지원금액은 1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

이 회장은 이날 오찬에서 "지금은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으로 많이 가지만, 1년 안에 현지의 언어를 습득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지역전문가들의 체류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자"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또 "여성 인력도 해외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글로벌 인재로 양성해야 한다"며 "여성 지역전문가의 비중을 30%까지 늘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 지역전문가 제도에서 여성 인력 선발 비율은 20% 정도다.

이날 오찬 참석자들은 지역전문가 제도에 대해 "다른 문화에 대한 적응. 이해 과정을 통해 새로운 나라,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 새로운 시장을 깨우치고, 빠르게 현지화 할 수 있는 글로벌 감각을 터득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이 회장은 "지역전문가 제도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면서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지역전문가를 양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90년부터 지역전문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삼성은 20여년간 80여개국 4400명의 지역전문가를 배출했다. 올해는 현재 50개국에 285명이 지역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삼성은 신흥 전략시장을 중심으로 인력 파견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신흥 개척시장은 해당 지역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갖춘 인력을 선발하기 위해 사내공모 활성화 및 다양한 인센티브(경력, 보상, 평가 등)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수한 여성인력을 적극 발굴하고 양성할 수 있도록 파견지역, 업무, 선발방식 등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원기찬 삼성전자(005930) DMC부문 인사팀장(부사장)을 비롯해 한인호 삼성물산 상무, 김현주 삼성전자 상무, 조성준 삼성엔지니어링 상무, 김기선 삼성전자 상무, 연경희 삼성전자 부장, 백진선 삼성물산 과장 등이 참석했다.

▶ 관련기사 ◀
☞5년간 삼성반도체 조립한 김씨 첫 산재 인정(종합)
☞삼성 "근로복지공단 산재 판정, 겸허히 수용"(상보)
☞[마감]코스피, 2000선 안착 실패..`이벤트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