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금리상승으로 채권형 펀드의 투자 매력도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신흥국채권과 하이일드채권가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을 반영하는 만큼, 이를 또다른 투자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으로 채권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채권형 펀드의 투자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채권과 작별하고(bye bonds), 주식을 사라(buy equities)`고 권고 했을 정도다.
지난주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 후반대를 벗어나 2.4%에 육박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도 한때 2%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채 10년물의 금리가 3.5%대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상승 우려도 있다. 이에따라 채권값은 떨어졌고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저하됐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주로 선진국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채권펀드의 최근 한달 간 평균 수익률은 -0.16%를 기록했다. 3월 들어서도 수익률은 전월비 0.6% 하락했다.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주식형펀드로 갈아타기도 쉽지 않다. 코스피가 지난주부터 조정받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2000선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추가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단기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지는 않은 것.
이재순 IBK자산운용 이사는 "올들어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왔던 것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졌다기 보다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올해 유망 투자처로 신흥국 채권과 하이일드채권을 꼽았다.
실제로 신흥국채권펀드의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 단기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와 파생결합증권(DLS) 등 신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와 유로존 위기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선진국 채권보다 고수익 채권인 신흥국 하이일드 채권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김 팀장은 "경기회복 전망과 긴축 완화로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다"며 "유로존,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은 재정건전성에서 크게 악화된 반면, 신흥국은 재정건전성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하이일드채권 역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위험대비 수익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투기등급(BB+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 위험도가 높지만 대상 기업들의 부도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상태라는 것.
이달 초 JP모간자산운용에서 단기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대우증권도 지난 22일 미국 단기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내놨다.
대우증권 측은 "ETF가 기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7%내외의 배당수익에 1.5배 레버리지를 감안, 자본차익을 제외하고도 약 10% 수익이 기대된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의 부도율이 2% 미만 정도로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