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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휴대폰, 노키아 전철 밟나…"특단의 조치 있어야"

조태현 기자I 2011.04.29 13:27:36

1Q 삼성·애플 `날고` 노키아·LG `기었다`
"LG전자 모습, 노키아 몰락 과정과 비슷"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글로벌 휴대폰 제조 업체 중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HTC 등이 탄탄한 실적을 내놨다.

반면 LG전자(066570)와 노키아, 리서치 인 모션(RIM) 등의 실적은 부진했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폰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LG전자가 `3년 만에 몰락한`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삼성·애플 "휴대폰 시장서 `날았다`"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통신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조43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33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액은 10조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13.5%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000만대 수준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1분기에 태블릿 PC 갤럭시 탭의 판매 부진과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에 따라 1조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애플의 지난 1~3월 실적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이 기간 애플의 매출액은 246억6700만달러(한화 약 28조원), 영업이익은 78억7400만달러(약 8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83%, 98% 급증한 수치다.

스마트폰 `아이폰`을 앞세워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 3배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HTC 역시 1042억대만달러(약 4조원)의 매출액과 148억대만달러(약 55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 노키아·LG전자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노키아와 LG전자(066570)의 실적은 부진했다. RIM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노키아의 1분기 매출액은 104억유로(약 16조원). 애플이 같은 기간 스마트폰으로만 119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동안 거둔 매출액이다.

영업이익은 3억4400만유로(약 5000억원)에 그쳤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노키아는 오는 2012년 말까지 7000여명을 구조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의 실적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2조9091억원의 매출액과 10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 적자폭은 줄었지만 흑자전환 달성에는 실패한 것이다. 휴대폰 판매량도 2450만대에 그쳐 3060만대를 기록했던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 1분기 실적(출처: 각사)

◇ "LG전자, 노키아 전철 밟지 말아야"

문제는 LG전자.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노키아의 전철을 따라갈 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대한 때늦은 대응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 경쟁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키아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표준화된 부품을 활용해 재고 부담을 최소화했고 중저가 제품을 통해 신흥시장에서도 지배적인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자체 개발한 OS(운영체제) 심비안에 집중하는 동안 혁신으로 무장한 애플이 `아이폰`을 내놨고, 노키아의 실적은 급격하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몰락에 걸린 시간은 3년에 불과했다.

LG전자 역시 노키아와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은 LG전자 휴대폰의 전성기였다. 보급형 풀터치폰 `쿠키`와 폴더폰 `롤리팝` 등의 호조로 200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두자릿수(10.1%, 이하 SA 조사결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대한 늦은 대응이 화를 불렀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두고 격돌했을 때도 일반 휴대폰 뉴 초콜릿·아레나 등을 선보였을 뿐. 결과는 참패였다. 야심작은 악성재고로 둔갑했다.

2009년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0.5%. 지난해에도 2.1%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2009년 3.7%에서 지난해 8%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는 점을 보면 부진이 더욱 극명해진다.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선보인 전략 제품 옵티머스 원과 옵티머스 2X 역시 시장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어느 정도 매출액은 달성했지만, 여전히 품질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은 제품의 전환이 빠른 대표적인 IT 업종"이라며 "LG전자가 상황을 만회할 특단을 조처를 하지 않는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이름은 점점 존재감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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