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만 있는 것도 아닌데"..현대차 속앓이

김현아 기자I 2011.02.16 11:54:52

전략적 제휴 아닌 차량용 엔포테인먼트 서비스 차원
LG,애플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에도 문호 열려 있어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현대차와 삼성전자가 함께 스마트카를 만들기로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현대차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삼성전자(005930)가 미래 먹거리인 '차와 정보기술(IT) 융합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손잡았다면 반가운 일일텐데, 어찌된 일인지 현대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용이 턱없이 부풀려 졌을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과 단독 제휴라는 느낌을 주는 게 부담스러운 것.

양사가 논의해 왔던 것은 `차와 각종 스마트 기기들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표준을 함께 개발해 보자` 정도인데, 언론에는 '세기의 제휴'로 포장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삼성 뿐 아니라 LG전자나 애플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과도 협력을 추진중이다.

현대차-삼성, 전략적 제휴 아니다... N스크린 실무적으로 협력키로
 
현대자동차는 개발중인 차량내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끊김없이 연결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700만명에 육박하면서 고객 편의를 위해 차 안에서 내 스마트폰 속 동영상을 네비게이션 기기에서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준비해 온 것.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차량내 스마트 서비스는 고객 편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삼성과 논의중인 것은 한 해에 체결되는 수백가지 양해각서(MOU)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갤럭시S만 있느냐"며 "애플 등 다른 스마트폰과도 코드를 맞춰야 하고, 삼성이 가장 큰 기업이라 먼저 이야기를 한 것인데 이러다간 MOU도 깨질 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LG전자, 애플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와도 차량내 N스크린 서비스를 위한 코드 개발 및 표준화를 추진중이다. 그런데 마치 삼성전자와 단독제휴로 오해되고 있다는 우려다.
 
현대차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가 개발중인 차량용 태블릿PC는 현재의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2013년부터 고급차량부터 탑재될 예정"이라면서 "그 때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CL사업본부 주도로 여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삼성전자와 차량용 반도체 개발이 더 큰 의미   

현대차는 올 해 판매 목표 390만대 중 내수는 70만대에 불과한 글로벌 기업이다. 또한 현대차 고객 중 삼성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차량내 스마트 서비스에서 '국내 최강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이뤄지기는 논리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히려 삼성과의 협력을 말하자면 연구개발총괄본부가 관여한 2009년 7월 차량용 반도체 개발 MOU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대차는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에스엘 등과 함께 스마트키, 자동주차 및 배터리 센서용 칩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개발 사양을 제공하고, 삼성전자 등이 자동차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구조. MOU에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참석했을 만큼 기대가 컸다.
 
현대차 다른 고위 관계자는 "차량용 전자부품의 경우 보쉬나 인피니언이 삼성보다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직 국내 IT 기업의 자동차 관련 전기·전자 기술 수준이 높지 못하다"면서 "이번 스마트 서비스 MOU보다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연간 12억 달러의 전자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등 수입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2009년 지경부는 현대차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이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평가한 뒤, 이를 통과한 자동차용 반도체를 2012년부터 탑재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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