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09일 13시 5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원유나 귀금속과 달리 곡물류 가격 상승랠리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각국의 재고 비축 경쟁에다 공급 차질 이슈까지 겹치고 이를 노린 투기 매수세까지 가세하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농무부(USDA)의 세계 곡물수급전망(WASDE) 보고서가 랠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 수급 `타이트`..곡물값 순환매성 랠리
곡물시장은 타이트한 수급여건을 등에 업고 연일 순환매성 랠리양상을 보이고 있다. 옥수수와 대두, 코코아, 원면, 밀 등이 밀거니 끌거니 하며 순차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
이처럼 상대적으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수급논리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집트와 튀니지 등 아프리카와 일부 동남아시아 시위나 폭동의 시발점이 곡물 가격이 뛰면서 먹을거리가 부족한데서 출발한 만큼 상당수 국가들이 식료품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재고 비축에 나서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이 밀. 대규모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데, 최근 미국으로부터 5만5000톤의 밀을 수입하기로 했고 추가 매입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도 5만톤 수입계약을 미국과 체결했고 방글라데시 역시 5만톤을 수입할 예정이다. 이 덕에 밀값은 1월에만 6% 가까이 뛰며 18년만에 최고의 1월을 보냈다.
원면 역시 중국이 미국과 호주 생산제품을 대거 수입하는 등 왕성한 식욕을 보인 덕에 랠리를 이어가고 있고, 옥수수도 유가 상승에 따른 선진국들의 바이오연료 개발 수요로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은 이루 손으로 다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밀과 원면은 미국의 냉해와 호주의 홍수피해, 중국 가뭄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고, 코코아는 최대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 정정불안에 따른 수출 금지령 탓에, 옥수수와 대두는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입항 노동자 파업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 美농무부 수급전망..밀·원면 주목
이런 가운데 오늘(9일) 밤 미국 농무부가 내놓는 세계 곡물수급전망 보고서는 곡물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매수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역시 가장 주목되는 곡물은 최근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밀과 원면으로, 이번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수급상황이 빠듯하다는 점이 잘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밀의 경우 지난해 총공급이 29억9300만부셀이었는데 올해에는 32억9400만부셀로 10.1%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요는 20억1800만부셀에서 24억7600만부셀로 22.7%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면 역시 총공급량은 지난해 1853만베일에서 올해 2127만베일로 14.8% 늘어나는 반면 총수요는 1558만베일에서 1937만베일로 24.3% 증가해 공급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아울러 옥수수와 대두 등도 지난번 전망 보고서와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적어도 수급여건이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간스탠리 후세인 알리다이나 원자재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남미쪽에서 비 소식이 들리면서 곡물 수급 전망이 다소 개선되곤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보고서도 그런 면에서 가격 상승에 힘을 실어주는 호재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국내 증권사 상품선물 브로커는 "옥수수와 대두, 원면, 원당 등 주요 곡물가격이 뛰면서도 변동성이나 거래량은 다소 줄었는데, 이는 이번 농무부 보고서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했던 것"이라며 "보고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