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경탑기자] 배드뱅크와 개인워크아웃 보다 혜택이 많은 개인채무회생제도가 내달 23일 시행될 예정이다.
개인채무회생제도란 담보채무 10억원, 비담보채무 5억원 등 일정한 규모 이하의 빚을 진 채무자가 원리금을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자체적인 채무상환 계획을 만들어 법원의 승인을 받은 뒤 원리금의 일정 비율을 갚으면 빚을 탕감받는 것을 말한다.
과다한 채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개인채무회생제도를 이용할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최대 8년간 일부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은 모두 면제받을 수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제도나 한마음금융의 배드뱅크가 성실한 이자 납부자에 대해 이자만을 감면하고 원금은 고스란이 남는 제도인 반면 개인채무회생제도는 원금까지 탕감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총 채무액 15억원까지 대상..사채도 조정
개인회생제도의 적용대상이 되는 채무범위는 무담보채무 5억원, 담보채무 10억원 등 총 15억원이다. 총 채무액이 3억원 이하로 제한된 개인워크아웃제도나 5000만원 미만인 배드뱅크 보다 채무범위가 넓다. 또 급여소득자나 자영업자도 신청할 수 있고 신용불량자가 아니라도 대상이 된다.
배드뱅크와 개인워크아웃제도가 협약에 가입한 금융기관에서 지고 있는 채무만 조정할 수 있는 반면 개인채무회생제도는 금융기관은 물론 사채 등 사적으로 빌친 채무 등 모든 채권채무를 조정받을 수 있다.
◇원금도 감면된다
개인회생제도는 법원의 결정이후 채무자가 정해진 기간동안 빚을 다 갚지 못하더라도 이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고, 면책시까지 변제금액이 파산 배당액보다 많으며 변제계획을 수정하기 불가능한 경우 남은 빚은 모두 감면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홍콩 일본 등 선진국 사례에서 불거져 나왔던 모럴해저드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 모두 법원이 채무자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금지하지만 개인파산은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피선거권과 시험응시자격을 잃는 반면 개인회생 절차는 공무원ㆍ의사ㆍ변리사 등 각종 전문자격을 유지하면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신청 절차는 까다로워
개인채무회생제도를 적용받으려면 본인이 직접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 본원에서 신청하고 신청 후 14일내 재원조달과 채무변제(8년)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신청이 접수되면 재산강제집행, 가압류, 상환독촉 등 일련의 채권추심절차가 모두 중단된다. 또 법원은 채무자의 재산 및 소득을 조사한 뒤 1개월안에 개인회생절차 개시여부를 통보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개인회생제도는 개인워크아웃에 비해 신청절차가 까다롭다.
우선 자기 자신의 재산목록과 채무현황을 법원에 낱낱이 신고해야 한다. 허위신고를 했다가 적발되면 회생 절차가 곧바로 취소되고 5년 안에는 재신청할 수 없다. 재산과 채무입증서류도 관련기관을 찾아 다니면서 일일이 떼야 한다.
채무재조정 신청 후에도 확정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개인워크아웃보다 길고, 초기 신청비용도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 기록이 사라지는 워크아웃제도와 달리 회생절차가 끝난 뒤에도 일정기간 기록이 남는 점도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