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패넌트 레이스를 펼치는 스포츠 경기에는 "매직넘버"란 게 있다. 레이스의 막판에 관전자로 하여금 긴장감과 흥미를 달구게 만드는 숫자이다. 부연하자면 매직넘버는 1위 팀이 그 숫자만큼 이기거나, 2위 팀이 그 숫자만큼 지면 1위 팀이 우승을 확정짓는 숫자를 말한다. 한마디로 하위 팀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1위 팀이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는 승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세를 규정하는데 있어 일치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을 구분 짓는 매직넘버가 있듯이 주식시장에서도 "된다. 안 된다"를 가늠할 수 있는 매직포인트는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매직포인트를 설정하기는 어렵다. 아니 없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특정기간 한시적으로 패넌트 레이스가 펼쳐지는 곳이 아니며, 스포츠 경기의 우승자처럼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를 한 팀(명)으로 규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매직포인트를 대신해 기술적분석상 추세선이 있고, 추세선을 바탕으로 한 저항선(포인트)과 지지선(포인트)은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매직넘버가 특정 스포츠 경기를 지켜보는 관객의 흥미를 유발시킨다는 맥락에서 볼 때 주식시장에도 관전 차원의 매직포인트는 설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매직포인트로 거론되고 있는 지수대는 630선. 그렇다면 왜 630선이 매직포인트일까.
19일 서울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5.55포인트(2.54%) 오른 626.4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 620선의 회복은 지난 6월8일 이후 5개 월 여만의 일이다. 이날 지수는 장 중 한때 630선 위로 살짝 올라섰다 되밀린 것이다. 지수 630선이 연초 랠리와 지난 5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한 셈이다.
때문에 시장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주식을 사라는 낙관론과 제한적 상승론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전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10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주가의 상승몰이와 고객예탁금의 증가세 등이 유동성장세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는 데다, 세계 주요 나라들이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의지를 펼치는데 따른 "V"자형 경기회복 전망이 전자(낙관론)의 논리적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후자 쪽은 경기와 관련해선 우호적인 정황이 나타나고 있지만 거시경제지표의 뚜렷한 개선 움직임 등 구체화된 물증도 없고, 오직 외국인 매수세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시장흐름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아직 대세상승을 논하기에는 뭔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후자 쪽에서는 또 우선 연중최고지수(장중 633P)의 경신여부를 지켜보자는 시각도 존재한다. 젊은 시세분출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장기 박스권(460~630P)을 벗어났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번주 목요일(현지시각)은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로 뉴욕증시가 휴장하고, 금요일도 오전장만 개장할 예정이다. 연휴효과에 따른 외국인 매수강도의 둔화 가능성도 염두 해 볼 대목이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국민은행의 주가 상승분이 지수에 제대로 반영됐으면 이미 530선을 훌쩍 넘어섰다고 본다. 젊은 시세가 분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격언에 "젊은 시세에는 속아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추가랠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식시장은 또 다른 고빗길을 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일찌감치 랠리는 시작된 것일까.
이제 19일 마감지수는 지수 630선과 3.57포인트의 차이로 바짝 다가섰다. 과연 630선이 새로운 시세분출을 가늠할 수 있는 매직포인트 역할을 해낼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삼 세번의 회복시도가 무산된 630선, "3전4기"할 수 있을까. 우선 그 과정을 차분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