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흡수통일이라고 하는 것이 힘에 의한 강압적인 현상 변경을 통한 통일이라고 누군가가 정의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 정부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는 반대한다’라고 하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흡수통일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수통일’이라는 표현이 “동·서독 통일의 경우 동독의 5개 주가 기본법 23조에 따라서 서독으로 가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서 나왔다며 “일종의 가입 통일·합류 통일로, 그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흡수통일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7대 통일 추진방안’을 제시했는데, 지난 1994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하되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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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같은 방안에 북한이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는 등 남북 대화 재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일부에서는 ‘북한이 반발하지 않겠느냐’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한도 우리 정부의 제안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실무급 대화에 착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위급 회담으로 전환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남북 간 신뢰가 없고 교류가 없는 이런 상황에서 실무급으로 시작되는 상향식 접근을 통해 하나하나 성과를 내고 그걸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차단돼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재가동돼야 한다며 “북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독트린 발표 전 북한과의 물밑 접촉이나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서 정부가 독자적으로 이런 입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북측과의 사전 논의는 없었다는 얘기다.
또 대화협의체 설치를 위해 북한의 호응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이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우리가 대화협의체를 제의했기 때문에 북한의 대응을 기다리는 것이 순서”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권 확대를 위한 노력에 대해 “민간 차원의 콘텐츠 개발 등 다각적 사업 및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다”면서 “통일부는 북한 인권 증진 활동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그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경제사회 실태인식 보고서’ 등 북한 실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확산시킬 방안들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