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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사지 말고 기름값이나 내려라" [오늘의 월가이슈]

이정훈 기자I 2022.10.20 11:53:01

바이든 대통령, 전략비축유 방출 알리며 정유사들 겨냥
"역대급 이익 내고도 주주 외엔 국민 위해 한 일 없어"
미국 성인들 72% "1년 전 비해 저축 줄어"…32% "돈 부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조치에 맞서 전략 비축유 방출을 공식 발표하면서 자국 내 정유사들을 타깃으로 삼아 “역대급 이익으로 자사주를 사거나 배당만 하지 말고, 국민들을 위해 기름값이나 내려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150만배럴 어치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고 운을 뗀 뒤 “이익을 이용해 자사주를 사거나 배당하는 일은 적어도 지금은, 전쟁이 더 격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선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분기에만 6대 석유 메이저들은 700억달러에 이르는 흑자를 냈는데, 올 상반기만 봐도 이들 기업은 200억달러나 자사주를 사들였다”며 “이는 거의 10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에너지 기업들이 주주들을 위해서만 이익을 활용했지 국민을 위해선 한 게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미국과 미국인을 위해 투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주유소에서 일반인들이 더 싼 가격에 주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그래도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고 주주들이 잘하고 있을테니 미국인들이 공정한 가격에 기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150만배럴 방출 결정으로, 올초 1억6500만배럴까지 합쳐 미국 정부는 올 한 해에만 1억8000배럴 어치에 이르는 전략 비축유를 시장에 풀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70달러 정도까지 내려가면 줄어든 비축유를 다시 채워놓기 위해 매입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일상에서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최근 샐러리 파이낸스가 미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중 72%가 “1년 전에 비해 저축을 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앞선 2월 설문 당시의 55%보다 높아진 것이다.

또 29%는 “월급을 받으면 저축할 돈이 전혀 안 남는다”고 했고, 32%는 “월급을 받고 나면 다음달 월급 전까지 돈이 부족해질 때가 생겼다”고 했다.

이와 관련, 렌딩트리가 실시한 설문에서도 미국 성인 40%가 “1년 전에 비해 각종 요금으로 내야할 돈이 더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애셔스 사카 샐러리 파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조사 결과를 보면 성별과 인종, 연령, 소득수준 등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집단의 미국인들이 재정 압박을 느끼고 있다”면서 “심지어 연봉이 10만달러나 되는 근로자들 중에서도 절반이 ‘나는 가난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와 모기지 신청건수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통화긴축으로 시장금리가 크게 뛰면서 덩달아 모기지 금리도 오르고 있고, 그로 인해 모기지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부동산시장은 물론이고 미국 가계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모기지 신청건수가 전주대비 4%, 전년동기대비 38%나 줄었다. 모기지 신청건수는 1997년 이후 무려 25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또 낮은 금리로 옮겨가는 모기지 리파이낸싱(=재융자) 신청건수도 전주대비 7%, 전년동기대비 86%나 각각 급감했다.

이는 모기지 금리 상승 때문이다. 실제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평균 6.94%에 이르고 있고, 이는 전주의 6.81%보다 13bp나 높아진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7.15%까지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MBA 측은 “모기지 금리 상승에 주택 구매용 융자나 재융자까지 모두 크게 약화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신규주택이든, 기존주택이든 매매 활동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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