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에 위치한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이기를 소망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이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지금은 응답하지 않는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의 통신이 복구되기를 바란다”면서 “상시 소통 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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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내 자유 왕래에 대해서는 “남북의 경계를 넘는 평화의 한 걸음을 수많은 사람이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 낼 때”라면서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 주민들을 향해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이라고 칭하고 “이 길을 따라 더 큰 왕래로 갑시다.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갑시다”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기념사 전문이다.
오늘 개소식에 참석한 내외 귀빈여러분, 오늘 개소식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늘부터 판문점이 새롭게 문을 열고, 다시 ‘국민의 판문점’으로 다가갑니다.
축하해주시기 위해 자리를 빛내주신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님, 김영호 간사님, 지역구 국회의원이신 윤후덕 의원님, 박정 의원님,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님(경기도지사 축사 대독),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님, 최종환 파주시장님 그리고 패트릭 고샤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대표님을 비롯한 유엔 관계자 여러분들께 황대일 1군단장님 드등을 비롯한 모든 분들게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주한외교단 여러분과 유관기관 관계자 여러분들, 이산가족, 접경지역 주민 등 국민들을 대표해 자리하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와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판문점에는 가슴 아픈 대립의 역사, 그리고 대화와 협력의 역사가 공존합니다. 삼엄한 군사적 공간이었지만 남북 대화와 접촉의 창구이기도 하였습니다. 376차례의 남북회담이 열렸고, 동서의 남북간 통로가 열리기 전까지 남북 교류협력의 회랑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세계가 우리 판문점을 주목했습니다. 4월 27일, 남북의 두 정상은 이곳에서 역사적 만남을 가졌고,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었으며, 귀중한 평화의 합의도 이루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남·북·미 세 정상 간 만남이 이곳에서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남북의 시간’은 잠시 멈춰 있고 신뢰와 관계복원을 위한 과제들도 남겨두고 있습니다만, 남북합의의 정신이 깃든 판문점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판문점은 9.19 군사합의가 지켜지고 있는 합의이행의 현장입니다. 남북간 모든 총기를 없애자는 약속에 따라 권총도, 방탄 헬맷도 사라졌습니다. 이제 그 현장을 다시 우리 국민들께 돌려드리려 합니다. 아주 작은 평화의 한 조각이라도 그 평화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은 절차와 방법에 있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불편함과 번거로움도 많았습니다. 이번에 ‘판문점 견학지원센터’를 개소하면서 분산되어있던 견학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절차적인 문제들도 대폭 개선하였습니다. 단체 위주의 견학을 개인과 가족단위로도 판문점 견학이 가능하게 하면서 우리 국민들이 평화를 더 쉽고 편리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였습니다.
물론 통일부 혼자 한 것은 아닙니다. 유엔사령부와 국방부 등 1군단 등 유관 기관들과 유관 기관들과 협업했습니다. 아낌없는 도움과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 우리 국민들의 평화의 발걸음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평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도 판문점을 넘어 북측까지 전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이곳 판문점에서 평화를 향한 ‘세 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을 하며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다시 트여지기를 소망합니다.
첫째, 연락채널의 복원입니다. 지금은 응답하고 있지 않는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의 통신이 복구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복원되고, 재가동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 될 것입니다.
둘째,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왕래입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미 남북의 경계를 한 걸음 넘으셨고 세계의 큰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9.19 군사합의를 통해서는 자유왕래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 경계를 넘는 평화의 한 걸음을 수많은 사람이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 낼 때입니다.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길 바랍니다.
셋째,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매년 보고 싶은 얼굴을 그리며 유명을 달리하시는 이산가족의 절실함을 생각할 때 판문점에서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되 길 희망합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 방식으로라도 이산가족의 상봉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마침내 이곳 판문점에서 분단의 마침표를 찍을 역사적인 그 감격의 순간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반도 분단 이전에 판문점을 통과하는 의주대로(義州大路)라는 큰 길이 있었습니다. 한양에서 의주까지 이어지는 중국까지도 연결되는 우리 선조들의 무역로이자, 삶의 터전이고 길었습니다. 이처럼 판문점은 남북 간 벽이 아니라 통로이고 반드시 다시 이어져야 할 ‘길’입니다.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 여러분! 이 길을 따라 더 큰 왕래로 갑시다.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갑시다.
끝으로, 이번 견학 재개를 통해 가족 단위의 방문만 아니라, 8살 어린이에게까지 견학의 기회를 넓혔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다시 찾아 나갈 미래에는 오늘의 이 견학지원센터가 ‘위대한 평화의 역사관’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개소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판문점에서 이어나갈 평화와 통일의 여정에도 늘 동행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