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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곽정은 편이 재방송됐다. 이 과정에서 본방송 당시 논란이 됐던 편집 장면도 그대로 방송됐다.
이에 곽정은은 9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곽정은은 “세상은 오래전부터 그랬듯이 우리에게 축소돼 있으라고 할 것이다. ‘44사이즈가 되어야 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 ‘여자와 그릇은 밖으로 돌리는 거 아니야’ ‘애들 옆엔 엄마가 있어야지’ ‘여자가 너무 드세면 못써’.. 축소되고 찌그러져 조용히 부수적인 역할만 담당하고 있으라 말하는 세상의 목소리는, 그리 쉽게 삭제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인생과 커리어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했음에도, 인간을 다루는 다큐라는 프로그램에서조차 내가 ‘이혼을 한 여자’ ‘남자친구와 이별한 여자’라는 시각으로만 끊임없이 소비되는 존재가 되는 일도 그런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라고 밝혔다.
곽정은은 ”‘남자를 빼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라는, 그 나태하고 저열한 시각“이라며 ”13년 기자 활동을 하고 아홉 권의 수필을 낸 작가가 아니라, ‘연애 전문가’라는 축소된 타이틀로 불리고 그 타이틀 때문에 재차 조롱당하는 그런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곽정은은 끝으로 ”그러나 결국 인간으로서 결정해야 한다. 세상이 정해놓은 작은 역할에 머무는 삶인가, 갑갑한 구속을 벗고 두 날개를 양껏 펼치고 세상에 손 내미는 삶인가.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나는, 후자의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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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곽정은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본방송 이후 곽정은은 인스타그램에 방송 캡처 사진을 올린 뒤 “참 미안하네 너에게. 너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너에 대한 질문은 거부했는데 그건 딱히 너에 대한 이야기도 아닌데. 굳이 자료 화면까지 가져다가 이별에 대한 일반론을 그런식으로 편집하다니 너무 비겁했네요. 사과는 내몫. 웃지요. 하하하”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