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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재무장관 "AIIB 설립에 美 국제 영향력 위협받아"

송이라 기자I 2015.03.18 10:42:42

中 주도 AIIB 설립에 노심초사.."IMF 개혁 시급"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주도의 국제 금융기구 설립이 탄력을 받으면서 미국 입지가 좁아지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제이콥 루(사진)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만약 공화당이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중국과 다른 신흥국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미국은 국제 규범과 관행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의 국제적 신뢰성과 영향력이 위협받고 있다”며 “IMF 리더로서의 역할을 지키기 위해서 의회는 개혁안을 승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영국에 이어 전날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3개국이 중국 주도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원이 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IMF와 세계은행(WB) 등 국제 금융기구를 진두지휘하는 경제 패권국 위치를 누려왔다. 중국이 기존 기관들과 역할이 비슷한 AIIB를 추진하는 걸 꾸준히 반대해온 것도 패권국으로서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주요 동맹국들의 가입을 막기 위한 로비활동에도 불구하고 유럽 주요국이 AIIB 가입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우리나라와 호주도 참여를 고민 중이다.

루 장관은 “미국은 아시아내 기간시설 투자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 AIIB 설립에 반대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새로운 은행은 지배구조와 대출에 요구되는 높은 국제기준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가입을 원하는 국가 누구라도 이러한 문제부터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불리하게 상황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 에스와르 프라사드 전 IMF 중국 담당 책임자는 오바마 정부가 의회를 장악하지 못해 IMF 개혁이 제대로 안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라사드 책임자는 “미국이 여전히 리더십을 행사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영국과 독일 등 전통적 국가들이 중국에 엎드리는건 새로운 국제질서가 생기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결론적으로는 미국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IB에 참여한 유럽국가들이) 자금 조달과 신규 대출시 사회·환경적 기준 제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국이 AIIB를 이용해 국제 경제외교를 하는 걸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미국은 이번 라운드에서 확실히 패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AIIB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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