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외국인이 국내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15조47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 9조5730억원과 비교하면 60% 이상 늘어났다. 현재 국내주식에 대한 국가별 보유 규모는 미국이 161조1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40%에 달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감세 연장’이 쟁점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연소득 25만달러 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현행 감세혜택을 1년간 연장하자는 의견을, 공화당은 소득에 상관없이 감세혜택을 연장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대립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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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세금시스템이 ‘세계주의 시스템’”이라며 “자국 기업이나 자국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얻은 이익에 대해서도 과세가 가능해 국내(한국)주식시장에서 투자한 이익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인들 입장에서 올해 해외 주식을 파는 것이 세제상 유리하기 때문에 4분기 미국계 투자자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조건부배당’ 소득 세율이 기존수준으로 환원될 가능성도 미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일반배당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왔던 ‘조건부배당’은 종전의 5~15% 세율이 내년부터 15~39.6%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조건부배당은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된 일시적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조세협정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미국인이 국내주식 투자로 받은 배당은 ‘조건부배당’에 해당된다. 따라서 그동안 감세혜택을 받아왔던 국내주식투자에 따른 배당소득 감세 혜택도 올해로 종료될 것으로 판단된다.
박 연구원은 “조건부배당 감세 혜택으로 미국 내 부유층들의 소득세율이 일반 서민들 보다 낮았었다”면서 “미국에서 부자증세가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건부배당 감세 혜택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한 미국계 펀드가 국내 기업에 대한 보유지분을 매도했는데 이러한 점들을 봤을때도 일정부분 차익실현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국은 자본소득에 대해 과세를 한다는 점에서 손실에 대해서도 세금공제를 해주고 있어 투자자들이 연말이 되면 손실을 보고 있는 주식에 대해 매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4분기 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한 매도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을 뒷받침한다.
환율 역시 외국계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은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주식 수익률에 더해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경우 그에 따른 환차익도 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현재 달러원환율이 110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적인 달러-원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아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