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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환율 정책 急수정.."물가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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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08.05.27 16:43:56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외환당국의 환율정책이 급선회했다. 그동안 경제성장과 경상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환율 상승을 옹호했던 외환당국이 이제는 환율 상승심리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정부는 27일 대규모로 달러 매도개입에 나서 환율을 10원 이상 끌어내렸다. 그동안 노골적으로 환율 상승을 지지했던 태도에서 180도 돌아섰다.

특히 이날 당국은 장중 1,2차 개입으로 환율이 1040원대로 물러선 상황에서 추가로 대규모 달러화를 투입, 강력한 환율 하향안정화 의지를 시장에 드러내 주목 받았다.
 
유가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물가고통이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한 국민의 비난이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나타내는데 따른 전술적 후퇴로 풀이된다.

◇ "장중 3차례 걸쳐 15억달러 매도개입"

이날 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은 장중 3차례에 걸쳐 총 15억달러 규모로 단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 20억달러를 풀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1050원 위에서 한번, 쏠림현상에 대한 재정부 고위관계자 코멘트가 보도된 이후 1048원에서 한번, 오후 1044원대에서 세번 매도개입이 이뤄졌다"며 "씨티, 차타드, HSBC를 통해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오후 정확하게 구분은 안되지만 오전에 10억달러 오후에 5억달러 정도해서 15억 달러 정도 나간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딜러 역시 "총 15억달러 정도의 매도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중 오후에만 5~6억달러의 달러 매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체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실제 매도규모는 이보다 작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매도개입 패턴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3월 환율이 1030원까지 오르자 `환율상승 속도가 다소 빠른 감이 있다`며 마지못해 개입했고, 지난 21일에는 단기외채 규제설로 인한 인위적인 상승분을 돌려놓기 위해서라며 개입했다.

그러나 이날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최근 환율상승이) 유가 급등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시장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구두개입성 발언을 했고 이와 함께 실개입도 단행했다.
 
당국의 외환 오퍼레이션에 정통한 한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오랫동안 쌓여온 롱심리(원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상승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 작심하고 나선 것 같다"며 "상당한 물량이 들어간 걸로 보이고 한은과 공동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내린 환율 더 끌어내려.."강한 의지 표명"

시장은 정부의 환율정책이 아예 급선회했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환율이 최근 12거래일동안 1040원대에 묶여 횡보하고 있던 와중에 개입이 단행된 사실과, 역시 1044원 수준으로 환율이 물러선 이날 오후에 당국이 추가 개입을 단행, 환율을 1030원대로 끌어내렸다는 점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상승심리를 접으라는 당국의 강력한 메시지가 느껴졌다"며 "1040원도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환율 정책에 대한 정부의 고민은 이미 이달 중순 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중경 재정부 1차관은 지난 13일 "환율은 양쪽 방향으로 모두 열려있고 시장에 따라 변동하고 그 폭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 바 있다. 

◇ 예상 뛰어넘는 물가고..정치적 부담감 커져

정부가 결국 고환율 정책을 수정키로 한 데는 국제유가 영향이 커 보인다. 당초 100달러선 아래에서 안정될 것으로 봤던 국제유가는 130달러선을 뛰어 넘으며 "200달러" 전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14개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평균 4.4%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것이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인 3.5%를 여섯달째 상회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치적 문제로까지 비화, 국민의 비난이 환율정책으로 집중되고 있는 점이 정부로서는 특히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적 언론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날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금대로 간다면 물가상승 때문에 서민 생활경제는 상당한 정도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정부가 물가에 대해 빨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상당히 과감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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