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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비영리단체 명예훼손방지연맹(ADL)은 미국 내 유대인에 대한 위협이 지난 1년간 3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ADL이 전체 보고서 공개에 앞서 CNN에 제공한 예비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월 7일부터 올해 9월까지 1만건 이상의 반(反) 유대주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3325건)에 비해 2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ADL은 1979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추적해왔는데 12개월 동안 기록된 사건 수 중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조너선 그린 블랫 ADL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지난 10월 테러 공격 이후 유대계 미국인들은 단 한 순간도 숨 돌릴 틈이 없었다”며 “충격적인 수의 반유대주의적 위협에 직면했고, 모든 곳에서 이스라엘인과 유대인에 대한 더 많은 폭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위협 사건을 세부적으로 보면 신체 폭행 150건 이상, 기물 파손 1840건 이상, 언어적 또는 서면적 괴롭힘 8000건 이상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위협이 증가했다. ADL은 지난 1년간 미국 대학 캠퍼스 내에서 1200건 이상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500% 증가한 수치다.
올 초부터 미 대학가는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군에 폭격을 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주요 갈등의 중심지가 됐다.
미국 대학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웠지만, 일부 시위는 폭력으로 얼룩졌다. 특히 경찰이 임시 캠프를 해산하려 할 때 충돌이 발생했고, 유대인 학생과 교수에 대한 반유대주의적 협박 보고가 다수 접수되었으며, 반대 시위자들의 폭행도 있었다.
ADL은 성명에서 “모든 사건 중 3000건 이상이 반이스라엘 집회에서 발생했다”며 “이 집회에서는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등 테러 단체들에 대한 지지가 자주 명시적으로 표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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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 전역에서 유대인과 무슬림, 아랍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와 편견 사건 보고가 급증했다. 앞서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지난 4월 작년 8061건의 반이슬람적 편견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단체가 28년 동안 혐오 범죄를 추적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이다.
그린블랫 CEO는 반유대주의 위협에 대해 “무언가를 보면 말해달라”며 “목소리를 내야 한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FBI와 미국 국토안보부는 공동으로 공개 권고문 발표를 통해 10월 7일 기념일과 중동의 지속적인 혼란이 극단주의자들에게 폭력을 자극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찰은 중동에서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최근 유대인과 무슬림 기관 주변의 순찰을 강화했다. 가자지구 전쟁 1년째인 10월 7일 기념일과 유대교 주요 명절을 대비한 예방 조치에서다.
FBI에 따르면 미국 내 유대인에 대한 위협은 다른 종교를 기반으로 한 범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작년 10월 7일 테러 공격 직후 의회에서 증언을 통해 “유대인 공동체는 사실상 모든 테러 조직에 의해 독특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며 “미국 인구의 약 2.4%를 차지하는 유대인 집단에서 종교 기반 증오 범죄의 60%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충격적으로 다가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