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하면 ‘콜옵션’ 발동

김성진 기자I 2024.09.13 10:20:51

이사회 장악 or 공개매수 2년 후부터
장 고문 측은 풋옵션 계약도 체결
공개매수 완료되면 과반 이상 지배력 예상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회를 실질적으로 장악한 뒤에 장 고문 측의 지분을 인수하는 ‘콜옵션’을 발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3일 고려아연은 공개매수설명서 공시를 통해 “콜옵션 행사 가능 시점은 공개매수 완료일부터 2년이 경과한 날 또는 대상회사 재적이사 과반수가 MBK와 영풍 측이 지명하는 이사로 선임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부터”라고 설명했다. 공개매수 후 2년이 지나지 않더라도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확실히 틀어쥐었다고 판단된 후에 콜옵션을 발동해 실제 지분을 소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해 장 고문 측은 MBK에 자신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풋옵션 계약은 공개매수 완료일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가능하다. 이밖에도 양측은 공동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청구권의 계약도 맺었다.

MBK는 이번 공개매수에서는 지난해 12월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을 때와는 달리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단 한 주도 매수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완화해 적용했다. MBK는 이번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원으로 설정하고 최소 약 7%(144만5036주)에서 최대 14.6%( 3024만881주)를 매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만약 공개매수 신청이 최소 매수예정수량(7%) 미만일 경우 주식을 매수하지 않지만, 7%를 넘을 경우에는 전량 매수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MBK는 이번 공개매수를 실시할 특수목적법인을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가 아니라 경영권 인수에 특화된 바이아웃 펀드로 설립하며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MBK와 장 고문 측은 고려아연에 대해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장 고문 측은 고려아연 지분 33.13%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공개매수 최대한도(14.6%)와 영풍정밀(1.8%)까지 더하면 49.58%의 지분율로 계산된다. MBK는 이날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실시한다고 공개했다. 일부 드러나지 않은 지분 등을 더하면 과반 이상의 지분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풍은 13일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안정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는 한편, 최윤범 회장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과 의혹들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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