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교해진 北 미사일…軍 방어망 돌파 ‘시간문제’

김호준 기자I 2022.01.18 11:28:25

北, "17일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정확성 확인"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관측
최근 철도·TEL 등 번갈아 발사하며 정확도 높여
"미사일 운영 전략 변화…방어체계 감당 의문"

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테킴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의 미사일이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새해 들어 여러 신형 미사일을 철도와 이동식발사대(TEL) 등에서 번갈아 쏘면서 기동력과 정확도를 끌어올리면서다. 여기에 요격이 쉽지 않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까지 서두르면서 한미 미사일 방어체계(MD) 돌파도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통신은 “우리나라 서부지구에서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동해상의 섬목표를 정밀타격했다”면서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 효과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KN-24로 추정된다. 미군이 보유한 전술용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킴스는 수백 개 자탄을 뿌려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을 만큼 화력이 강하다. 에이태킴스의 최대 사정거리는 300㎞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이를 400㎞ 이상으로 늘렸다.

지난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을 쏘아 올렸다. 철도 미사일 발사 시스템은 평소 열차를 터널 등에 숨겼다가 발사할 때만 이동해 기습적으로 쏘는 방식이다. 철도망을 활용할 수 있어 도로에서 쏘는 TEL 방식보다 은폐가 쉽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열차를 여객용열차로 위장할 수 있어 한미 정찰 자산이 사전 징후를 포착하기도 까다롭다.

아울러 KN-23과 KN-24 모두 다양한 형태의 비행패턴과 회피기동으로 목표물을 타격해 요격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도 짧다. 탄두부에 전술핵을 탑재하고 기존 방사포와 섞어 쏠 경우 한미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기존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으로 구성해 배치했던 소위 3선 미사일 라인과 운용 전략·전술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우리 군이 추진해온 미사일 방어체계가 기존 미사일 라인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연 새로운 미사일 라인을 감당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북한은 전날 철도기동 미사일연대가 검열사격훈련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평안북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실전능력 판정을 위한 검열사격 훈련이 14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 등 일부 군사강국만 개발에 성공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북한이 몰두하고 있다는 점도 위협 요소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에 이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미사일 형상이나 최대속도, 활공비행 여부 등 여러 조건을 분석했을 때 극초음속이 아닌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에 속한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섣불리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실제로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무기체계들은 이른바 군사강국들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북한이 볼 때 자신들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전략국가이기 때문에,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추가적으로 첨단 전술무기들을 개발해 ‘힘에 의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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