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박근혜 사면, 文 고뇌 이해·존중"…'잘못된 결정' 내부 비판도(종합)

이상원 기자I 2021.12.24 13:03:29

24일 문재인 대통령, 박 전 대통령 전격 사면
이재명 "국정농단 피해자 국민에게 박근혜 사과해야"
송영길 "文 대통령 심사숙고 과정 거친 결정…존중"
안민석 "박근혜 사면복권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결정"
열린민주당 통합 추진 차질 예상…與 "예단은 어려워"

[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인도적 차원`이라는 의견과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면서 향후 여진이 예상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직능본부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공보단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민통합을 위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금이라고 국정농단 피해자인 국민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의 법정은 닫혀도 역사의 법정은 계속됨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3094명에 대한 특별사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이후 4년 9개월 만에 출소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문 대통령이 인도적 차원에서 특별 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청와대와 민주당과의 사전 협의가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와 민주당 선대위와는 상의가 없었다”며 “송 대표는 인대파열 부상 후 사면과 관련한 청와대 관계자와 면담이나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간 사전협의가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 수석대변인은 “이 부분에 대해선 아마 문 대통령이 이견에 대해 고민해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함께 석방된 한 전 총리에 대한 입장은 따로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가 선대위 본부장 회의를 발표하면서 대통령 판단에 고민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기에 그 부분을 따로 떼서 다른 판단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당내에서도 이견이 거센 상황이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심사숙고의 과정을 걸쳐 결정한 이번 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헌법적 권한이고 민주당은 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광온 의원도 “박 전 대통령 사면은 건강 악화에 따른 인도적 배려의 결과로 보는 것이 맞다. 문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반면 당의 공식입장과 달리 개별 의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사면복권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될 것”이라며 “사면복권의 명분은 모호하고 반대의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며, 임기 중에 박근혜 사면을 해결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심정도 짐작된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국정농단을 밝힌 사람으로서 박근혜 사면은 찬성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 통합은 국민이 정의롭다고 판단해야 가능하다”고 일침했다.

아울러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의 난항을 겪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사면은 이미 결정된 거 아니겠나”라며 “결정된 이후에 열린민주당이 어떤 반응이나 태도 보일지 예단하기 어렵기에 지금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결정된 후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꼭 중요한 순간에는 내 생각과 반대로 하시네. 아래의 참모들 탓만 할 것도 아니다”라며 “이 정부하에서 개혁은 예전에 벌써 끝났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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