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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원의 촉]스토리 있는 후보, 이번 대선 승리 이끈다

선상원 기자I 2021.07.29 10:39:56

미래 전망적 투표 이뤄지는 대선, 후보가 중요
정권교체론과 정권재창출론 팽팽, 후보가 좌우
원칙과 뚝심의 노무현·보수의 심장인 박근혜
역대 대선 스토리 있는 후보가 당선, 호감도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경선 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이제 대선이 7개월 남았다. 여야 모두 나올 후보들은 거의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본경선에 들어갔고 국민의힘도 내달말에 예비경선을 시작한다. 야권 유력후보로 국민의힘 입당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조만간 입당 여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여부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향후 행보가 불확실하지만, 오는 10~11월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선후보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회고적 투표보다 미래 전망적 투표가 이뤄지는 대선은 후보가 중요하다. 물론 선거구도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들이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고 꼭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인식이 확고하다면 후보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07년 정권이 교체될 때 그랬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대선에서도 그랬다.

이번 대선은 어떨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론과 정권재창출론이 팽팽하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성격을 조사한 결과, ‘정책 연속성과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44.5%에 달했다. ‘현 정권 심판을 위해 야권 후보다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48.4%였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대선, 2002년 2012년 대선처럼 후보가 좌우할 듯

지난 4·7 재보궐 선거 때만 해도 60%를 넘었던 정권교체론이 10%포인트 넘게 줄어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따라 정권교체론이 다시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당 주도로 바뀐 당청관계를 볼 때 정권심판 분위기가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지난 2002년이나 2012년 대선처럼 후보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선거다. 지난 2002년 김대중정부는 월드컵을 치러내며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켰지만, 아들 비리 문제로 인해 국정운영 지지도는 엉망이었다. 정권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진 새천년민주당은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했고 지지율 2%의 꼴찌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선 원칙과 뚝심을 내세워 대세론을 구가했던 이인제 후보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부산지역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88년 13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청문회 스타로 이름을 날렸고 1998년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재차 당선됐으나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서울을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경선에 나섰고 노무현 바람을 일으키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지 14년 만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대한민국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다.

박 전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명박 정부는 2011년말에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야권단일후보로 나섰던 박원순 시장에게 참패했다. 더욱이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과 국회의장·국회의원 비서들이 공모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이 드러나면서 당은 패닉상태에 빠졌고 박 전 대통령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박 전 대통령은 김종인 전 대표를 영입,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야권 승리가 예견되던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도 당이 위기에 처하자 당대표를 맡아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각종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1998년 대구시 달성군 보궐선거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2012년말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내리 국회의원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의 심장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화신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부산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이명박 성과로 능력 입증… 이재명 지사 호감도 높아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은 모두 자신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신화에다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능력을 입증했고 그 유능함으로 온갖 의혹에도 대통령에 당선됐다.

의연함으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지켰던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대선에 출마한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는데 기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은 다들 10년 넘게 대통령을 준비한 사람들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고 스토리를 만들어냈다”며 “이번 대선도 국민들이 후보들의 면면을 보고 누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코리아리서치와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6월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0%로 가장 높았다. 비호감도는 43%였다. 윤 전 총장은 호감도가 43%였고 이낙연 전 대표는 33%였다. 비호감도는 각각 47%, 59%였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선 전에 이뤄진 조사이고 지지율이 등락한 점을 감안하면 호감도도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각 후보들이 호감도 조사결과를 곱씹어 봐야 한다. 후보들의 스토리와 확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정치권 인사는 “이번 대선은 후보의 매력을 어떻게 전달하고 호감도를 얼마나 올리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며 “후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인척 문제까지도 후보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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