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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 고발' 임은정 검사, 경찰 출석…"제 식구 감싸기 그만"

김보겸 기자I 2019.05.31 10:20:36

임은정 검사 31일 오전 경찰 고발인 조사 출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간부 4명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
"검찰내부 개혁 요구해왔으나 묵살당해"…'제 식구 감싸기' 비판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들어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직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부장검사(45·청주지검 충주지청)가 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재차 비난했다.

임 검사는 31일 오전 9시 30분쯤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검찰에서 직무유기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지난달 19일 부하 검사의 고소장 바꿔치기를 알고도 징계를 미뤄왔다는 이유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직 4명을 고발했다.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는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다.

임 검사는 이날 출석하기 전에 취재진과 만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때문에 검찰 간부들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은폐부터 시작해 대검 감찰 제보 시스템을 통해 내부 자체 개혁과 처벌을 요구해왔지만 묵살당해왔다”며 “지난해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지만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 떠밀려왔다”고 설명했다.

임 검사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의 묵인이 이러한 제 식구 감싸기를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부산지검에서 당시 (고소장 바꿔치기를) 알고 있었지만 묵살했다”며 “이는 검찰총장의 결재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검찰의 자성도 촉구했다. 임 검사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조직문화가 깊어서 자체 개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검찰 개혁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검찰 내에도 훌륭하고 바른 사람이 있어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나오는 만큼 경찰과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임 검사는 김 전 검찰총장뿐 아니라 문무일 검찰총장도 고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6일 임 검사는 개인 페이스북에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2016년 부산지검 공문서위조건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과 징계 요구를 거부한 문무일 총장 등 현 감찰 담당자들에 대한 직무유기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현 대검의 이중잣대가 옳은지 그른지는 그때 비로소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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