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호 마린테크노 대표는 최근 개시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해양생물에서 콜라겐을 추출·정제한 후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마린테크노는 지난달 25일 시작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자금을 달성한 1호 벤처기업이다.
황 대표는 “크라우드펀딩 목표자금을 달성해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매칭 자금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다”며 “유치자금은 생산시설 증설 및 제품군 다양화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인기반의 구인정보 공유서비스 ‘쉐어잡’을 운영하는 김진 대표도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수혜자다. 김 대표는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자사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고 소액 투자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시 시드머니(종자돈)이 필요하지만 이를 모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불특정 다수들이 투자한 소액들이 모여 스타트업에게는 소중한 자금으로 쓰인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시행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초기부터 연착륙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행 일주일만에 5개 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금액을 이미 달성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트레이드, 와디즈, 인크, 유캔스타트, 신화웰스펀딩 등 5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 모집에 나선 업체는 19개사에 달한다.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업종도 해양바이오사업, 휠체어 제조, 구인정보 공유서비스 등 일반 제조업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 업체 가운데 마린테크노는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시행 첫 날 4시간 만에 목표금액 7000만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인 기반의 구인정보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쉐어잡은 인피닉이라는 벤처기업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인큐베이팅 단계를 거쳐 새롭게 선을 보였다. 이외에도 낙상방지 휠체어 제조업체 ‘와이비소프트’, 수입차량 및 부품 판매정보를 제공하는 ‘디파츠’ 등도 투자유치 목표금액을 모두 달성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재무상황 △투자자 보호대책 △대표 및 경영진 이력 △모집자금 사용계획 △기업 신뢰성 확인 사항 등을 심사한 후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창업 7년 이내 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토종 SNS로 유명세를 떨쳐던 싸이월드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와디즈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설명회에 250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며 “약 10개 기업이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트레이드의 경우 회원수(투자유치 예정기업)만도 6000개를 넘어섰다.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새로운 자금 조달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용기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장(오픈트레이드 대표)은 “매칭펀드나 세컨더리 펀드 회수시장이 활발해지도록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영역에서도 엔젤투자자들이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해당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초기기업들이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면 이와 연계한 다양한 혜택들이 꾸준히 마련돼야 한다”며 “투자자들에게는 크라우드펀딩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