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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대신 펜 들었다'..ICT 책 낸 9인의 실무자

김상윤 기자I 2013.12.16 14:55:03

모바일 트렌드 2014 출간..소리소문없이 인기
가장 앞선 모바일 인프라 갖춘 한국 모바일산업 전망
실무자의 전문지식으로 대중과 호흡

ICT분야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쌓은 전문지식을 책으로 엮어 냈다. 왼쪽부터 정태광 KT M&S 마케팅총괄 수도권본부 매니저, 문지현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현경민 KT 스마트금융 담당 매니저, 편석준 KT 프러덕트 본부 매니저, 강안나 오길비 PR 사원, 박종일 KDB대우증권 스마트금융부 과장.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힐링’에 대한 독자층의 여전한 요구가 쏟아지는 국내 출판시장. 힐링서적 만큼은 아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서적도 만만찮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자서전과 구글의 에릭 슈미트의 책은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팔린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팔리고 있는 책이 있다. 모바일 시대를 예측하고 분석한 ‘모바일트렌드 2014’다. 모바일 기기, 미디어 콘텐츠, 광고, 결제, 주파수, 이통사 유통까지 국내 ICT 모든 분야가 두루 담겨 있다.

저자는 ‘커넥팅랩’. 무슨 연구소인 줄 알았지만 스터디 모임이다. CEO나 주요 연구소장이 아닌 통신사·포털·커머스·증권사 등 실무진 30여명이 구성된 모바일 전문 모임이다.

1년 전 커넥팅랩을 결성한 박종일 KDB대우증권(스마트금융부) 과장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지식을 나누는 과정에 또 다른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모임을 시작했다”고 했다. 매달 두 번씩 모여 ICT 분야의 실무자들끼리 살아 있는 정보를 나누고, 토론을 통해 인사이트도 얻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있다.

꾸준히 스터디를 하는 도중 박 과장은 올 봄 뉴욕 여행을 다녀왔다. 애플, 구글 등 세계 거대 IT기업이 있는 미국이지만 생각보다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의아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모바일 환경을 갖춘 만큼 앞으로 한국의 모바일 산업 전망을 책으로 엮고 싶었다. 각 분야의 실무자 9명을 팀으로 구성해 지난 7월부터 ‘모바일 병법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책 쓰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직장 업무만 제대로도 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야근에, 회식에 각종 행사까지 겹치기 때문에 직장인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꿈 같은 얘기다.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갰다. 점심시간을 줄이고, 술자리도 1차만 하고 2차는 책상에서 글과 씨름했다. 전문가끼리 아는 용어도 초등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쉽게 풀어써야 했다.

박 과장은 “해당분야의 실무자로서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지식은 나름 갖췄지만 각자 글 쓰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면서 “때로는 서로의 글을 읽으며 진심 어리게 던진 충고가 저자에게는 ‘가슴을 찌르는 송곳’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태광 KT M&S(마케팅총괄 수도권 본부) 매니저도 “처음에는 주변에서 일을 안 하고 딴짓한다고 할까봐 눈치를 보기도 했다”면서도 “책이 출간되자 주변에서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응원하기도 했다”고 뿌듯해했다.

커넥팅랩은 꾸준히 저술 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컨퍼런스, 세미나 활동도 이어가 전문성을 키우고 모바일을 넘어 ICT 전반에 관해 대중과 호흡할 계획이다. 박 과장은 “실무자로서 살아 있는 경험을 책에 담고 대중과 공유한다는 것처럼 짜릿한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전망한 내용을 비즈니스 모델로도 만들면서 전망을 현실로 만드는 일도 함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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