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압류 `현재진행형`..부동산 회복 쉽잖다

김혜미 기자I 2011.05.24 14:19:31

美모기지업체 보유주택 수 2007년 대비 2배
압류과정 조사 등으로 지연..수년간 증가 지속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국 대형은행과 모기지 업체들의 주택 압류 건수가 상당 규모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주택시장의 추가적인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미국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압류주택 수·압류 절차에 있는 주택 수(출처 : NYT)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리얼티트랙을 인용, 주택 압류로 인해 미국 모기지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가 2007년 금융위기 시작 당시의 두 배인 87만2000채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추가 100만채의 압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년 내 수백만 채를 더 압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주간 주택 판매가 증가하긴 했지만 워낙 압류되는 주택이 압도적으로 많다. 리얼티트랙의 3월 자료에 따르면 애틀랜타에서는 모기지 업체들이 압류 주택을 한 채 팔 때마다 새로 압류되는 주택 수가 8채에 이른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그 비율이 1대 6 정도이고, 시카고나 마이애미 등 한 때 과열됐던 지역에서는 1대 2 정도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압류 주택을 처분하는 데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디스는 그 결과 국내 주택 가치가 2011년 말까지 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다만 2012년에는 집값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시장 붕괴와 경기후퇴(recession)에 크게 타격을 입은 지역들의 경우는 좀더 오래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트렙은 압류 주택 적체로 인해 은행과 모기지 업체들이 앞으로 2년간 주택을 판매할 때 큰 폭의 가격 할인을 해야 하고, 이 때문에 추가 4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과 모기지 업체들이 압류 주택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데는 부적합한 실무 담당자와 주택압류 과정 조사로 인한 시간 지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들은 추가적인 주택가치 하락과 저가의 주택판매를 유발해 또 다른 악순환을 창출할 수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미국 내 부동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은행 시스템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면서 "집값은 하락하고 있고, 추가로 더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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