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3M 등 대기업도 美 파생규제 반발

오상용 기자I 2009.07.10 15:29:28

42개 비금융회사 로비나서.."월가와 동일한 잣대 No!"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월가의 투자은행 뿐만 아니라 캐터필러와 보잉 쓰리엠 등 대기업까지 나서 오바마정부의 장외(OTC)파생상품 규제에 반발하고 있다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품 및 금리 환율의 급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장외파생시장에 참여해 왔던 이들 기업은 오바마 정부의 규제강화 조치에 맞서 정치권 로비에 나서고 있다.

로비의 행렬에는 캐터필러와 함께 밀러쿠어 델타에어라인 보잉 쓰리엠 등 42개 비금융 회사와 트레이드 단체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포천 500대 기업의 90%가 장외파생 거래를 이용하고 있다"며 "비금융회사의 실수요 목적의 파생거래를, 월가의 투기적 파생거래와 동일한 강도의 잣대로 규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구리의 가격상승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그간 장외파생시장에 참여해 왔던 캐터필러측은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미국기업을 해외 금융(파생)시장으로 내몰 것"이라고 우려했다.

쓰리엠의 재무회계 담당자인 자넷 예만스는 "모든 파생상품이 금융위기에 일조한 것은 아니다. 동일하게 취급해선 곤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사태 이후 정계와 학계 경제계를 중심으로 규제의 무풍지대에 놓였던 장외파생시장이 금융위기를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에 따라 지난달 오바마 정부는 장외파생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규제개혁안에는 감독기관의 모니터링 하에 파생거래가 이뤄지도록 강제하는 한편, 딜러들에게 파생거래 손실에 대비해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WSJ는 정부의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강화가 월가의 투자은행들을 흔들어 놓은 데 이어 기업들의 정치권 로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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