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종갑 사장 "반도체 가격, 하반기 회복 기대"

류의성 기자I 2009.01.12 16:38:07

경기 호황 대비, 기술·원가 경쟁력 확보 주력
"추가 유동성 확보 문제는 주주협의회와 상의"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하이닉스(000660)는 올해 우선적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12일 김종갑 사장(사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진석 CTO 겸 부사장, 김지범 마케팅본부 전무, 김정수 IR담당 상무 등 임원도 배석했다.

하이닉스는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와 담보 대출, 자체 자금 확보 등을 통해 유동성으로 인해 경영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경기가 매우 부진하고 제품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진 (Cash Burning, 캐시 버닝)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술 우위와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올해 매출의 10% 수준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종갑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작년 성과에 대해?
▲작년에는 66나노와 54나노 D램에서 높은 수율을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낸드플래시에서도 48나노 수율 개선도 다소 지연돼 선두업체와 격차를 줄이지 못한 점도 아쉽다. 작년에 수익성이 안좋은 4개 200mm 팹 공장 가동을 중단했는데 이에 대한 비중이 있어 수익성이 나쁜 원인이 됐다.
 
올해부터는 이에 대한 부담이 사라질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고성능 서버용 16GB DDR3 메모리 모듈 등 8건의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 측면에서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고 평가한다.

-올해 사업 전망과 전략은?
▲ 200mm 팹 공장 가동중단 효과가 올해 사업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부분 라인을 300mm로 전환했고, 제조분야 수율을 높여 올해에는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
 
특히 모바일D램과 그래픽스D램에서는 업계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작년 4분기 모바일D램 시장점유율은 20% 수준으로 전체 D램매출 비중 10%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진출한 CMOS이미지센서부문에서 작년 4분기 어느정도의 매출이 일어났다. VGA급에서 중요한 고객으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어서 금년에는 빠르게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1분기에는 3중셀 낸드플래시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44나노 D램 양산에 진입할 계획이다.

-올해 연구개발 투자 계획은?
▲설비를 대폭 늘리는 것보다 기술 집적도를 높이는 투자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3개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다. 볼륨을 늘리는 투자보다는 시장 전망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다.
 
올해 설비와 R&D부문에 1조~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작년에 밝힌 바 있는데, 54나노 설비 추가 도입과 41낸드 설비 등 기술 집적도를 높이는 쪽으로 해서 2조원보다는 1조원대 투자가 유력하다.

-반도체 경기 전망은?
▲반도체 수요는 세계 경기와 맞물려 있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지만 작년 4분기부터 공급 조정이 상당히 이뤄진 상태여서 올 1분기는 공급이 바닥일 수 있을 것이다. 메모리 가격은 하반기에는 현재보다 나아지지 않겠나고 생각한다.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공급 부문에서 감산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춘절 이후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 지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는 킬러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점점 살아날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에는 SSD 비지니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는 HDD를 채택했다. 하반기부터는 모바일폰과 넷PC, 메인메모리, 서버 등에서 2기가~8기가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위기를 뚫기 위해서는 신제품이 필요하다.

-일본 엘피다, 대만의 파워칩, 프로모스 간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는 대만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규모를 키워서 한국업체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라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일례로 지난 1999년 LG반도체와 하이닉스가 합병해 시장점유율에서 한때 삼성을 능가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봐라. 따라서 일시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기술 원가 경쟁력이 중요하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작년 5월 50나노급 생산에 들어갔다. 경쟁업체들이 50나노급에서 충분한 수율을 확보하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 격차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D램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20% 수준을 확보하고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프로모스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는 유지되길 바란다. 설사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프로모스 비중이 우리 생산비중의 5% 미만이기 때문에 하이닉스에 큰 영향은 없다.

-현재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추가 자금 확보 계획은?
▲현재 진행중인 유상증자는 주가와 공모가격 차이도 나고 하이닉스의 장기 경영 계획에 주주들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한다. 5000억원의 담보대출과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3240억원 총 8240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4분기부터 회사 내부적으로도 유휴자산 매각 등 1조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 계획을 갖고 있다. 유동성 문제 때문에 경영에 지장이 되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
 
미국 유진공장 매각은 공장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며 장비와 공장, 부지를 각각 별개로 매각하는 것이다. 우선 장비 매각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으며, 공장과 부지 용도 전환 가능성등은 아직 논의한 바 없다.
 
추가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일각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파이낸싱 가능성은 주주협의회와 상의를 해야할 문제다.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한 바 없으며 중장기적으로 두고 봐야할 문제다. 작년 비용구조를 개선시켜 올해에는 4000억원이 넘는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하이닉스 매각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주주들의 뜻에 따라서 최대한 잘 매각 성사 되도록 노력하는 게 회사 입장이다. 경영권은 장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체 그중에서도 반도체산업에서 승부걸겠다고 하는 곳으로 가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에서 국내에도 다수의 원매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진행되든 한국에게 가장 맞는 산업은 반도체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길게 보면 고난과 역경도 좋은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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